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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대신 `선플` 어때…메달 못땄지만 최선 다한 평창올림픽 선수들에 응원·격려
입력 2018-02-22 16:19 

세계적인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에 대한 악플(악성 댓글) 수위가 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이버 테러를 방불케 하는 인신공격성 악플 세례가 끊이질 않으면서 '우정과 화합'을 도모하는 올림픽의 본질까지 훼손되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최선을 다한 올림픽 선수단을 응원·격려하고 무분별한 악플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의식적인 '선플(착한 댓글) 달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유난히 많은 악플들이 이슈를 만들고 있다. 캐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킴 부탱 선수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13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500m 쇼트트랙 결승에서 최민정 선수가 킴 부탱 선수와의 충돌을 이유로 실격처리를 받자 성난 네티즌들의 화살이 킴 부탱 선수에게 몰렸다. 킴 부탱의 SNS는 경기 직후 한국어와 영어로 온갖 비난과 욕설이 난무한 댓글들로 가득 찼고 그는 메달을 받고 기뻐해야 할 시상식장에서 결국 눈물을 쏟았다.
국내 네티즌들의 악플 세례에 상처받을 것을 우려한 일부 해외 선수들은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18일 열린 빙속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 선수를 제치고 우승한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는 출전 전 SNS 인스타그램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번 평창올림픽 최고 깜짝스타로 자리매김한 여자 컬링팀 역시 '악플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휴대전화를 반납했다'고 밝힌바 있다. 올림픽 초반 이들에겐 '화장이 진하다' 등 악플이 달렸다.

논란을 일으킨 여자 스피드스케이딩 국가대표 김보름, 박지우 선수에 대한 악플은 더욱 심각하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이나 개선 요구 등 정당한 지적도 있지만 원색적 비난도 적지 않다. '저X 빽이 감독이라 저리 설치고 다녔나보다' '저 노란 머리 입을 꼬매고 싶다' 등 인신공격성 발언이 난무하고 선수의 과거와 집안, 주변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무분별한 악플로 평창올림픽이 얼룩질 것을 우려해 선플달기 운동이 진행 중이다. 선플재단과 강원도가 개설한 선플달기 페이지에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기원하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모두들 열심히 하는 모습에 매우 자랑스럽다' '마지막까지 안전하고 아름다운 경쟁이 있는 평창올림픽 기대한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대회가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등 댓글들은 올림픽 정신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특히 메달의 색깔과 무관하게 열심히 뛰어준 선수에게 찬사를 보낸다는 점은 눈에 띄는 변화다.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4등을 하고도 1등을 차지한 팀 동생 최민정을 다독인 김아랑에게 달린 선플은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최 선수는 이날 시상대 가장 높은곳에서 앞서 경쟁을 펼쳤던 킴부탱과 '손하트'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선플을 통해 평화올림픽을 기원할수 있도록 페이지를 개설한 선플재단은 매일경제·법무부와 손잡고 '선플운동 실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다. 2007년부터 선플재단이 남긴 선플만 700만개를 넘어섰으며, 현재 7000여 개 학교와 단체에서 회원 67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조성호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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