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 대통령, 美펜스에게 세탁기 세이프가드 해제 요청
입력 2018-02-19 15:5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별대표로 방한한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서는 사드 경제보복에 따른 롯데 등 한국기업 애로사항을 설명하고 중국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스위스 정상회담에서는 11조2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도 체결했다.
청와대는 19일 문 대통령의 이같은 '평창 비즈니스 외교' 뒷 이야기를 소개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각국 외빈들이 방한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19일까지 모두 13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오찬·만찬 또는 회담을 가졌다"며 "이번 정상외교는 전체적으로 '평창 평화올림픽' 성공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확인하고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회담에 참여하는 각 국과의 경제 발전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풀어줄 것을 전격 요청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정용 수입세탁기 120만대에 20%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 물량에는 50%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지난 7일 발효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달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세이프가드 조치 해제의 경우 청와대 참모들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던 내용"이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경제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정 중국 상무위원을 접견하고 "롯데 등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중국 성장의 온기가 우리 기업들에게도 미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한정 상무위원은 "개별기업 이익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약 11조 2000억원(100억 스위스 프랑)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설령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자본유출 위험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만기연장, 11월 캐나다와의 신규 통화스와프 체결에 이어서 통화안전판을 보다 강화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1991년 수교이래 처음으로 발트 3국과의 정상외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올해 안에 한·발트3국 경제공동위원회를 출범해서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