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도 `나홀로 소비` 대세…경쟁·불평등에 지친 젊은 세대 심리 반영
입력 2018-02-18 18:33  | 수정 2018-02-25 18:37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 사회 불평등에 지친 중국 젊은이들이 '나홀로 소비'를 즐기는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고독 경제'는 거대한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중국 최대의 데이트앱 '모모(脈脈)'와 숙박 예약업체 '샤오주(小猪)'가 1만명 이상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 이 중 61.5%가 평상시에 고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고독을 달래는 방법으로는 영화 관람, 스마트폰 게임, '혼술', 운동 등이 꼽혔다.
쇼핑몰, 영화관, 공항, 지하철역 등 중국 곳곳에서 생겨난 '1인 노래방'은 2만곳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32억 위안(약 54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70억 위안(약 1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1인 노래방은 스마트폰으로 25위안(약 4000원)을 결제하면 15분간 노래를 즐길 수 있어 중국 20대들에게 인기다.
베이징에서는 지난해부터 러닝머신과 TV, 오디오, 공기청정기 등을 갖춘 '공유 헬스클럽'이 곳곳에 생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결제한 후 나홀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 체인점 '샤부샤부'는 혼밥 전용 좌석으로 나홀로 소비족들을 잡은 결과 지난해 주가가 세 배로 뛰었다.

중국 저장대학의 마크 그리번 교수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젊은 고학력 미혼자가 주류인 중국의 나홀로 소비족은 이제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전통적인 관계 중심의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이전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긴 통근 시간과 지루한 일, 극심한 경쟁 등에 지쳐 혼자만의 시간과 경험을 즐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이공대학의 후싱더우 교수는 성공을 꿈꾸며 도시로 이주한 젊은이들이 극심한 경쟁과 불평등, 부패, 정경유착 등에 좌절을 느끼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일본인에게는 종신 고용을 제공하는 기업의 보호막이 있고 서구 국가의 시민은 다양한 클럽 활동과 자원봉사 등에 나서지만 중국에서는 정부가 비공식 조직의 성장을 억누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 홀로 활동에 몰입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