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포스코·네이버 `超1위 전략` 굳힌다
입력 2018-02-18 17:17  | 수정 2018-02-18 21:38
올해 철강과 인터넷 업종에서 '승자 독식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포스코와 네이버는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같은 업종 내 2등과의 영업이익 차이를 1조원 이상 벌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업종 내 역학 구조는 주가에도 그대로 나타나 올해 포스코의 주가는 오르고 있는 반면 현대제철은 내림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주가가 함께 하락했지만 낙폭은 카카오가 네이버의 두 배로 최근 주가 조정을 더 심하게 겪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은행, 화장품 업종에선 올해 1, 2등 격차가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상승하는 1등주에 주목하면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2등주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8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반도체·철강·자동차·은행·에너지·인터넷·화장품 등 7대 업종 1, 2위 연간 이익 차이를 분석해보니 올해 4개 업종(반도체·철강·에너지·인터넷)에서 두 종목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익은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 평균 값으로 은행(순이익)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종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았다.
반도체 업종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작년 영업이익 차이는 39조9237억원이었으나 올해는 45조4632억원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에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등 다른 사업을 갖고 있고 이들에 대한 전망도 밝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만 놓고 보면 두 업체의 영업이익 차이는 올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가격 강세를 보이는 D램 반도체 비중만 따지면 SK하이닉스(영업이익의 90%)가 삼성전자(70%)보다 월등하게 높다.
반면 철강 업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사업 분야가 거의 일치하지만 정반대의 실적을 내고 있다. 작년과 올해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현대제철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실적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작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현대제철 영업이익의 60%가 현대·기아차에서 나오는 구조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 여파로 현대제철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37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포스코가 같은 기간 62.5% 늘어난 4조6218억원의 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결정적 이유는 자동차 강판으로 작년에 포스코가 꾸준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것과 달리 현대제철은 포스코만큼의 가격 인상을 실현하지 못했다. 차 강판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차 강판은 포스코 연간 생산량의 20%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에선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원가 인상분 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한 현대제철은 올해 그룹으로부터 차 강판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포스코는 올해 구조조정 효과와 중국 철강 공급 과잉 해소 수혜를 누리겠지만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가 살아나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작년 두 종목의 영업이익 차이는 3조2505억원이었지만 올해는 그 차이가 3조6204억원으로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주가로도 반영돼 올해 지난 13일까지 포스코 주가는 5.8% 올랐지만 현대제철은 되레 8.6% 하락했다.
다만 포스코에 미국의 '철강 규제'는 올 상반기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가 53%의 '관세 폭탄'을 부과할 대상에 한국이 포함된 만큼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철강산업에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종 맞수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검색, 광고, 쇼핑 등 모든 분야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네이버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두 종목의 영업이익 차이는 작년에 9978억원이었지만 올해는 1조977억원으로 늘어난다. 네이버가 각 분야에서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이들 분야에 공격적 투자를 하며 쫓아가는 양상이라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뱅크, 카카오미니 등 신사업들도 아직은 수익보다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시기라는 진단이다. 작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네이버가 25.2%인데 카카오는 9.2%에 그쳐 수익성이 2배 이상 차이나고 있다. 그러나 주가 수준은 카카오가 2배가량 높게 거래되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네이버가 28.6배, 카카오가 51.8배다.

두 종목 모두 올 들어 주가는 조정 받고 있지만 카카오의 낙폭이 크다. 네이버가 9% 하락할 동안 카카오는 18.8% 떨어졌다.
화장품 업종에선 아모레퍼시픽의 '각성'이 주목된다. 작년 사드 악재로 연간 영업이익이 2016년보다 29.7%나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드 악재 해소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중국 이외 다른 아시아 국가 공략에 나서고 있어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7.5% 증가한 7606억원으로 추정된다. 1등 LG생활건강과의 격차도 작년 3339억원에서 올해 2765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작년 KB금융은 3조3119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신한지주를 밀어내고 금융권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치열한 금융권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관측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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