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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사랑과 집착, 그 모호한 경계에서…연극 `미저리`
입력 2018-02-14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절대 놔주지 않을거야!"
미저리(misery). 고통 또는 고통을 안겨주는 것. 그러나 연극 미저리 속의 미저리는 순애보적인 여인상이다. 양립할 수 없지만, 그 차이는 아주 근소한 것들이 연극 미저리 속에 있다.
연극 미저리는 교통사고를 당한 소설가 폴이 낯선 여자 애니의 집에서 눈을 뜨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스티븐 킹 원작의 동명 소설과 영화를 통해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영화 미저리가 공개되고 난 뒤부터 미저리의 뜻이 정신이 이상한 스토커를 의미하게 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개막 전부터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아 연일 화제의 중심에서 흥행신화를 썼으며, 최고의 액션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미저리의 내용은 이렇다.
미저리란 이름의 여인이 등장하는 대중 소설 시리즈로 인기를 누려온 소설가 폴 쉘던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낯선 여자 애니 윌킨스의 집 침대에서 눈을 뜬다. 폴의 넘버원 팬이라고 말하는 애니는 폴과 소설 속 주인공 미저리에 대해 집착 수준의 사랑을 드러낸다. 과연 폴과 애니, 그리고 소설 미저리는 어떤 결말을 보게 될까.
친절과 광기라는 감정의 널뛰기를 너무나 당연하게 그려내는 애니의 모습은 가히 소름끼친다. 그런 애니를 통해 잊고 있던 감정을 깨닫는 폴. 폴은 애니에게 어떤 것은 빼앗겼지만, 그만큼의 다른 중요한 교훈을 얻는다.
애니 역의 길해연은 소름끼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의 연기로 무대를 압도한다. 폴 역의 김상중은 강하다가도 작아지는 강약조절로 무대의 중심축이 된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통나무집은 공포 영화에 단골로 등장할 것만 같은 을시년스러운 느낌이지만 동시에 평범한 집의 모습도 담고 있어 공포는 우리 가운데 항상 존재할 수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며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조명과 사운드의 적절한 사용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애니가 되기도, 폴이 되기도 하도록 도움을 준다.
폴 역에는 김상중, 김승우, 이건명, 애니 역에는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 보안관 버스터 역에는 고인배가 출연한다. 연극 미저리는 오는 4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shiny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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