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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故 김성민의 마지막 발자취...사회 부조리 담은 ‘숲속의 부부’
입력 2018-02-13 07:3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배우 고(故) 김성민의 유작인 영화 ‘숲속의 부부(감독 전규환)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이 완성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서 관객 앞에 선을 보이게 된 것.
전규환 감독은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성민의 죽음으로) 당시에 영화를 노출할 수가 없었다. 김성민이 작품을 하면서 누구보다 행복해 했다. 그래서 ‘개봉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개봉을 결정했다”라고 고인을 추억하기도.
‘숲속의 부부는 세상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잔인하게 황홀한 슬픈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드라마다. 김성민은 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하다 해고를 당해 농성을 벌이는 비정규직 노동자 성민으로 분했다.
극중 해고에 대항해 점거 농성을 벌이던 성민은 임신한 아내(황금희)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찾아간다. 이후 성민은 아내와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 텐트를 치고 생활한다. 성민은 가족을 지키지 못한 힘없는 노동자이자, 벌레만도 못한 놈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성민에게 이 나약하고 불쌍한 새끼. 다 포기하고 죽고 싶지?”라고 묻는 동환(윤동환)의 한 마디는 어쩌면 성민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김성민은 극중 자아가 분열된 성민의 모습을 표현한다. 한 마디의 말보다 표정으로, 몸짓으로 성민의 고통과 절망을 연기한다. 영화 말미에 크나큰 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 아무도 이를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몰입감 넘치게 작품을 끌어간다.
영화는 전규환 감독이 예고한대로 파격적이고, 금기의 한계를 넘어선다. 하지만 ‘숲속의 부부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조리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절망에 대한 이야기다. 여보, 우리가 왜 산에 와있죠?”라는 성민 아내의 한 마디가 감독이 관객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는 1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5분.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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