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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우 김현숙이 얻은 또 하나의 이름, ‘이영애’
입력 2018-02-11 13:09 
배우 김현숙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김현숙에게는 두 개의 이름이 있다. 김현숙, 그리고 ‘이영애. tvN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로 무려 11년 간 이영애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김현숙은 또 한 번의 시즌 종영에 아쉬움 가득한 소감을 털어놨다.

종영했는데 아직 못 떠나보냈다. 오락가락 한다(웃음). 11년 되면 안 그럴 법한데, 항상 끝나면 그렇다. 촬영 할 때는 너무 바빠서 정말 하루만 푹 쉬고 싶다 하다가도 끝나고 나면 항상 서운하다. 그 삶을 너무 오래 살아서 그런지 매번 기분이 묘하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노처녀 이영애(김현숙 분)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실을 담아낸 드라마다. 지난 2007년 4월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16까지 이어온 tvN 최장수 드라마다.

특히 이번 시즌16에서는 이영애가 드디어 노처녀에서 탈출해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여러 차례 결혼의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던 이영애는 이번 시즌에서 마침내 결혼에 성공하게 됐다. 국민드라마답게 모두가 기다려온 이영애의 결혼은 마지막 회에 담겼다. 결혼식마저 순탄하지 않았지만, ‘막영애스럽다는 평을 이끌며 막을내렸다.

결혼식 장면이 마지막 회에 담긴 건 과정이 아무래도 할 얘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다른 드라마였다면 결혼하고 나서의 생활을 보여줬을 텐데 우리는 준비 과정에서 겪는 마음이나 심리 상태를 나타냈다. 우리 드라마의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일에 대한 갈등, 사회가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 아빠가 영애를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의 준비, 자매간의 이야기, 영애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의 감정들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것 같다. 이게 우리 드라마의 강점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김현숙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11년 동안 만났던 이영애가 그동안 다양한 일들을 겪었던 만큼, 김현숙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영애와 마찬가지로 김현숙도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렇기에 이영애의 결혼과 갈등에 누구보다 공감됐을 터다.

아버지가 자식을 보낼 때의 마음이 담긴 에피소드나 엄마에 대한 이야기, 여자로서 겪는 임신과 출산 등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엄마도 그랬겠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건 오롯이 엄마와 딸만이 느끼는 경험이지 않나. 극중에서도 영애가 엄마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특히 힘들었던 날 엄마와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그 장면에서 어떤 모습도 사랑해주는 건 가족과 엄마구나 느꼈다.”

이전 시즌에서 삼각관계를 그렸던 이영애는 결국 이승준(이승준 분)과 결혼을 했고, 혼전 임신으로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렸다. 이영애의 마지막 남자로 이승준이 된 소감은 어떨까. 이영애로서 살짝 아쉬운 눈치를 보이기도 했지만 김현숙은 가장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털어놨다.

이승준과 결혼, 살짝 아쉽다(웃음). 근데 승준 오빠가 더 아쉬워하더라. 본인은 처음과 끝이 저였다면서. 그래도 실제로는 여태 호흡 맞췄던 남자 배우들 중에 승준 오빠랑 호흡이 가장 좋았다. 영애로서는 아쉬울지 몰라도 연기하는 김현숙으로는 승준 오빠가 너무 좋다.”

김현숙은 무려 11년을 끌고 온 ‘막영애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터다. 한 드라마의 중심이 되어 긴 시간을 함께한다는 건 국내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막영애는 어떤 의미일까.

이제는 두 가지 자아가 된 거다. 제 인생에 한부분이 돼버렸고,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 시청자들하고 똑같은 마음인 게, 영애와 함께 성장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시즌제를 오래한 게 처음이지 않나. 인생의 한 페이지다. 배우들도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 했다. 드라마를 끝내고 내 인생으로 돌아와 다른 작품에 임하는 게 쉽지 않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배우 김현숙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서른 살의 김현숙과 만난 서른 살의 이영애. 배우로서 또 하나의 이름을 얻는 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영애와 함께 성장한 김현숙은 ‘막영애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느꼈다.

큰 행운이다. 너무 감사하고 자부심이 있다.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많이 생긴다. 전무후무했기 때문에. 사실 저도 사람이니까 힘들 때도 많다. 새로운 캐릭터나 작품을 해보면 ‘막영애가 정말 좋다는 걸 느낀다. 특히 조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막히게 살린다. 이만큼 잘 살리는 곳이 없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대본 자체가 사람의 정서를 디테일하게 잘 표현한다.”

‘막영애16과 동시에 시즌17을 부르는 팬들의 바람이 크다. 김현숙 역시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혼과 임신까지 그려낸 이영애의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워킹맘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다. 워밍캄의 고충이 정말 많다. 지금도 실제로 배우와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다. 육체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고통도 크다. ‘막영애 특유의 디테일한 심리로 그려보고 싶다. 또 한 번 영애스럽게 통쾌하게 다룰 부분이 많이 있지 않을까, 워킹맘의 애환을 디테일하게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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