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한민국 청춘들 주거 문제, 남 일 아니죠"
입력 2018-02-09 14:25  | 수정 2018-02-09 16:32
'셰어하우스 우주'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셰어하우스가 소개돼 있다 [셰어하우스 우주 공식 홈페이지 캡쳐]

서울로 대학을 진학한 A씨(24)는 졸업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학교 기숙사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당장 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알아본 집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이지만 햇빛도 들지 않는 반지하인데다가 혼자 서 있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화장실이 딸려 있는 정도다.
서울 도심 속 청춘들의 주거 문제는 비단 A씨만의 일이 아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 1인 가구는 188만 가구로 집계되지만 이 중 대부분이 40㎡ 이하 다세대 주택 등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20대 1인 가구의 65%는 20~40만 원짜리 월세에 살고 있다.
이런 실태에 대해 사회적 기업이자 '셰어하우스 우주'의 김정현 대표(32)는 "20·30세대의 주거 문제는 남 일이 아니다"라며 "방 하나 구하기 힘든 현실의 청년들이 합리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3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이자 최대 셰어하우스 운영사다. 셰어하우스란 여러 명의 입주자가 한 집에 거주하는 공동주택을 말한다. 방은 각자 쓰되 거실이나 욕실, 부엌 등은 함께 사용한다.
셰어하우스 우주는 임대한 집을 입주자에게 재임대해 방 크기에 따라 월세를 받으며 이 중 일부를 수수료로 취한다. 보증금은 100만원 안팎에 월세는 20~50만 원까지 다양하다.
김정현 셰어하우스 우주 대표 [사진 제공 = 셰어하우스 우주]
대학 시절부터 대학생·사회초년생의 열악한 주거 환경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김 대표는 "24살때부터 다른 분야의 창업에 뛰어들어 크고 작은 창업경연대회 수상금과 지원금으로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 2013년도에 셰어하우스 우주를 창업했다"며 "당시 어린 나이였고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닥치는 대로 도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셰어하우스 우주'는 어느새 8000여 명의 보금자리를 책임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점점 높아지는 인기에 이곳에 입주하기 위해선 4:1의 경쟁률을 넘어야 할 정도다. 재계약 비율도 평균 75%에 달한다. 그럼에도 셰어하우스 우주와 관련해 이따금 볼멘소리가 나온다. 가격이 생각만큼 저렴하진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사항이다.
김 대표는 이에 "가격을 비싸다고 느끼시는 분도 계시지만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40만원에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우주가 제공하는 셰어하우스의 주거 환경 수준을 보면 저렴하다고 느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주가 처음 시작한 6년 전과 비교해 젊은 층의 주거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셰어하우스 우주가 등장하면서 공유주택 관련 기업이 생기기 시작했고 셰어하우스 문화가 만들어졌다. 사회에 어느 정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물론 아직 그 대안 역할이 부족하다는 부분은 인식하고 있었다. 더 많은 셰어하우스가 생겨 더 많은 청춘이 좋은 방 하나 쉽게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우리 기업이 직접 수많은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일반인들이 직접 셰어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게끔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엄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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