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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더블 컬링'부터 '매너 응원'까지…평창동계올림픽 이모저모
입력 2018-02-09 14:18  | 수정 2018-02-16 15:05


남녀 두 명이 짝을 지어 하는 컬링 믹스더블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새 식구가 된 종목입니다.

컬링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도 아직은 낯선 종목입니다.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에 가면 컬링이 마치 인기 프로 스포츠인 것처럼 열띤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믹스더블 컬링 예선 3차전이 열린 9일 강릉컬링센터 관중석을 가득 채운 관중은 대부분 한국인이었습니다.


이들은 한국 믹스더블 컬링 대표인 장혜지-이기정에게 집중적인 응원을 보냈지만, 옆 시트에서 다른 팀 선수들이 멋진 장면을 만들 때도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캐나다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의 캐틀 켈리 기자는 "컬링장은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와 똑같지만, 관중은 완전히 다르다"라며 한국의 독특한 응원 문화를 긍정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소치 동계올림픽 컬링장에도 러시아인들이 관중의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켈리 기자의는 "러시아 관중은 러시아 선수들만 응원했다. 또 경기 진행 상황과 관계없이 내내 시끄럽게 소리를 질렀다. 모든 선수에게 방해될 정도였다" 라며 이어 "반면 강릉컬링센터에 모인 한국인들은 한국팀은 물론 경기장에 있는 모두를 응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켈리 기자는 "관중이 한국을 응원할 때도 꼭 필요한 순간에만 소리를 냈고, 다른 팀에 방해될 것 같은 순간에는 조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관중 소음'은 한국 컬링 대표팀도 우려했던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에는 관중석이 있는 컬링장이 없어서 컬링 경기를 응원해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샷을 던질 때는 조용히 해주고, 좋은 샷이 나오거나 힘차게 스위핑을 할 때 응원으로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컬링의 응원 매너입니다.

한국 컬링 믹스더블 대표 이기정은 외국 관중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해 걱정했던 거라면서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습니다.


켈리 기자는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관중은 러시아 팀 경기가 끝나면 모두 경기장을 떠났던 반면 한국 관중은 한국 팀이 승리한 이후에도 다른 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 매너 있게 기다렸다"고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믹스더블 컬링 대표 케이틀린 로스는 관중 응원에 대해 "굉장했다. 그들이 더 시끄럽게 했으면 좋겠다. 한국을 향한 응원을 구경하는 것이 재밌었다 캐나다에서는 컬링이 인기 스포츠다. 하지만 관중 응원이 이처럼 열정적이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예선 1차전에서 한국에 4-9로 패한 핀란드의 토미 란타마키는 "한국 관중에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 맷 해밀턴도 "굉장했다. 우리는 응원을 즐겼다. 한국 선수들이 정말 좋은 샷을 했을 때는 정말 큰 함성이 나왔다. 신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시끄러운 응원을 온전히 즐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노르웨이의 망누스 네드레고텐은 "내가 경기했던 컬링장 중 가장 시끄러웠던 것 같다. 한국 팀을 향해 나오는 그렇게 큰 함성을 들으면 소름이 돋기도 한다"며 너무 큰 응원 소리 때문에 파트너와 소통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MBN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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