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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는 사업마다 줄줄이 `내리막길`…엔터사 3위로 전락한 YG
입력 2018-02-09 11:31  | 수정 2018-02-09 17:17

한 때 엔터 대장주까지 올랐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의 하락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에스엠에 대장주 자리를 일찌감치 내준 데 이어 올해 들어 JYP엔터테인먼트보다 시가총액이 떨어지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빅뱅 멤버들의 군입대로 매출 공백이 가시화되는데다 자회사를 통한 신규사업은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반등의 기미마저 쉽게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YG엔터의 시가총액은 5328억원이다. 엔터 3사로 꼽히는 에스엠 시가총액은 8093억원, JYP엔터는 5747억원으로 지난 2011년 상장한 이후 단 한 번도 JYP엔터에 밀린 적 없던 YG엔터가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2위 자리를 뺏긴 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몸집 뿐만이 아니다. 에스엠과 JYP엔터 주가가 지난해 초 이후 43.6%, 237.1% 뛸 동안 YG엔터는 고작 3.4%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18.8%보다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YG엔터의 이같은 하락세와 관련해 가장 큰 리스크로 아이돌그룹 빅뱅의 군입대를 꼽았다.

빅뱅은 YG엔터 전체 공연 매출의 절반 정도를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캐시카우다. 제2의 빅뱅으로 기획한 보이그룹 위너와 아이콘의 매출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공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빅뱅 멤버들은 지난해 연말 콘서트를 끝으로 완전체 활동을 중단했으며, 올해 봄부터 순차적으로 입대해 적어도 오는 2020년까지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할 것으로 엔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부 멤버의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해 리스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의욕 있게 추진한 배우 영입에도 주식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김희애, 최지우, 차승원, 강동원, 이종석 등 스타 배우들을 높은 몸값을 주고 잇따라 데려왔지만 매번 주식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톱스타 위주이던 영화와 드라마 제작환경이 변화하는데다 이전과 달리 배우들의 작품활동도 크게 줄어 회사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 하기 때문이다. 작품 활동이 줄면 자연스럽게 광고 수익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YG엔터는 지난 2014년 YG플러스(옛 휘닉스홀딩스)를 인수한 뒤 외식 프랜차이즈, 코스메틱, 모델 매니지먼트, 금융투자업, 골프 매니지먼트 등 전방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아티스트 중심의 엔터사 수익구조를 다변화한다는 복안이었지만 YG플러스는 M&A(인수합병)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이어오며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YG플러스의 주가 역시 반토막 나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YG플러스의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YG플러스가 투자한 YG푸즈(외식)와 코드코스메 인터내셔널(화장품)도 각각 영업손실을 보이고 있고 일부 해외법인은 청산절차를 밟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양현석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의 리더십 결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상반기 아이콘과 위너의 컴백으로 YG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이 당분간 국내활동에 주력하는 것도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결정이란 분석이다. 결국 사업 확장으로 인한 적자를 아티스트로 메우는 방식으로 우회한 셈이다.
회사는 어렵지만 등기이사 임금은 오른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3분기 등기이사 1인당 평균급여는 1억3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68% 늘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YG엔터의 부진은 단순히 빅뱅의 입대에 대한 우려보다는 아이콘·위너의 팬덤 부진과 믹스나인의 흥행 실패 등 YG 콘텐츠에 대한 실망이 담겨 있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를 반전시킬 것도 결국 콘텐츠가 될 것이며 컴백하는 아이콘·위너의 성과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 배윤경 기자 /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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