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8일은 부산은행에게는 최악의 날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 발표에다 검찰 압수수색까지 동시에 당했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031억원(지배지분)으로 전년에 비해 19.63% 줄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2016년 실적(5016억원)과 비교하면 985억원 감소한 것이다.
3분기까지 48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92억원(6.4%) 증가했지만 4분기 들어 지역 경기 부진과 그룹 차원의 건전성 관리 방침에 따른 대손충당금 확대로 전체 실적이 악화했다.
실적악화로 자산 건전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각각 0.45%와 5.77%로 전년보다 0.11%포인트, 1.93%포인트 줄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9% 감소한 4조8203억원을 기록했으며 총자산은 1조593억원 늘어난 107조4172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 가운데는 부산은행의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20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237억원(37.8%)이나 줄어든 수치다. BNK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75억원(79.8%)이나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경남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15억원으로 전년보다 133억원(6.4%)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도 7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부산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 검사 1명,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 등 10여 명을 보내 인사채용 관련 서류와 인사 담당자 컴퓨터 하드디스크 복사본 등을 확보했다.
본점 인사부에서 중점적으로 자료를 확보한 검찰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거나 관련된 전 인사 담당자 등의 사무실도 동시 다발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감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채용 관련 자료와 함께 압수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뒤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인사와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2015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예정에 없던 인원을 늘려 전 국회의원 자녀와 전 부산은행장 가족 등 2명을 부당하게 채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산은행은 1차 면접 전 인사부 관계자가 비공식적으로 지원자를 만나 특이사항을 인사담당 임원과 은행장 등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1월 해운대 엘시티 비리 혐의로 이장호 전 은행장 사무실과 자택, 지난해 7월 시세 조종 혐의로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실 등이 압수수색 당한 데 이어 다시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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