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개월 만에 24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급락한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4거래일 째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는 7일 전 거래일 대비 2.31%(56.75포인트) 떨어진 2396.56에 마감했다. 장 초반 최근 급락세를 딛고 상승 출발했지만, 오전 장중 반락한 후 낙폭을 확대했다. 종가 기준 2400선에 미달한 건 지난해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9일(2394.47)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최근 추락한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공포감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와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행정 업무 정지)'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지난 6일(현지시각)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4% 이상 하락한 것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 증시도 휘청였다. 일본 니케이22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3~4%대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은 이날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다. 기관은 7394억원, 외국인은 1952억원씩 순매도 폭탄을 던졌다. 개인은 9260억원 순매수했지만 하락폭은 줄이진 못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선 미국 실질 금리 안정화, 중앙은행의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한다"며 "두가지 이슈가 해결되는 것은 빠르면 2월말, 늦으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섣부른 저가매수보단 신중한 분할매수 방식이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확대돼 코스피의 저가 매수 기회가 생겼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측은 "코스피 200의 변동성지수(VIX)가 40%대로 급등했다"며 "이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나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와 유사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위기가 아닌 현 상황을 감안하면 VIX지수가 정점을 통과한 것이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조정을 감안해도 '코스피를 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화학 업종이 3.58% 떨어졌고, 비금속광물은 2.99% 내렸다. 유통업은 2.89%, 통신업은 2.81%씩 약세였다. 건설업은 2.72%, 전기·전자는 2.60%씩 하락했다. 기계와 제조업 지수는 각각 2.49%, 2.48%씩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물산은 3.97%, LG화학은 3.47%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3.42%, SK는 3.34%씩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9%, POSCO는 2.67%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1.28%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639개 종목이 하락했다. 상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195개 종목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9%(28.21포인트) 하락한 829.96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1835억원, 434억원씩 순매도 했고, 개인은 926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9.92%, 9.54%씩 떨어졌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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