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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지난해 4분기 실적 `주춤`…이익 성장은 5G 상용화 이후
입력 2018-02-07 10:29  | 수정 2018-02-07 20:50

KT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전년 4분기 이통 3사 합산 영업이익은 65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요금인하 정책과 늘어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세가 둔화됐다. 올해도 성장동력 소진과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투자 마케팅 비용, 보편요금제 이슈 등 악재가 많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합산 매출은 13조9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549억원으로 8.11% 감소했다. 매출은 시장추정치를 넘어서며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21.05% 가량 밑돌아 '어닝쇼크'에 가깝다는 평가다.
줄어드는 무선 사업 수익은 유선 사업으로
회사별 실적을 보면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8000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4분기 매출로는 전년 보다 6.6% 증가한 3조3282억원, 영업이익은 9.2% 오른 2013억원을 기록했다. 25% 요금할인을 앞세워 더 비싼 상품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업셀링(upselling)' 정책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무선 영업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이익분이 크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7조5200억원, 영업이익 1조5366억원을 달성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0.1%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4분기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33% 오른 4조497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82% 증가한 3104억이다. 이같은 SK텔레콤의 실적 개선은 자회사 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실제 통신사업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아니다.

이통 3사 중 올해 가장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KT는 지난해 연간 매출 23조 3873억원, 영업이익은 1조375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 감소했다. 지난 4분기 매출은 6조1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342억원으로 64.4% 하락하며 순손실 발생해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KT는 유·무선사업 매출이 감소한 데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컸다고 설명했다. 5G망과 인프라 구축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관련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으로만 1100억원을 지출했다.
이통 3사의 합산 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피하다. 지난해 9월부터 할인율인 인상된 선택약정요금제로 인해 수익이 줄었으며 4세대 이동통신(LTE)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성장 동력이 쇠진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LTE 가입자 수는 무선 가입자 가운데 92% 규모인 121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0.66% 증가했다. SK텔레콤 LTE 가입자도 8.47% 올라 2286만5000명을 기록했다. KT도 8.4% 늘어나며 이통 3사 평균 LTE 가입자 비중이 80% 웃돌아 LTE 시장이 완성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무선 사업부문 부진을 유선(인터넷(IP)TV·기가인터넷·인터넷전화) 사업의 호조가 완충하고 있다는 게 이통사의 설명이다. 특히 IPTV 사업 개선이 이통 3사의 실적에 힘을 실었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353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났다. 이에 4분기 수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4686억원을 달성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4분기 수익 또한 8.7% 증가한 8369억원을 기록했다. 기가인터넷과 인터넷(IP)TV 가입자가 늘어난 효과다. 지난해 IPTV 매출은 1조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KT 또한 지난해 별도기준 IPTV 매출이 16.6% 증가해 1조21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선보인 인공지능(AI) TV '기가지니' 는 출시 1년만인 지난 달 기준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이통3사 올해 성장동력 '소진'…본전은 5G 상용화 이후
이통 3사의 올해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는 지난해 가장 큰 우려사항이었던 25% 선택약정할인 제도와 더불어 보편요금제 이슈 등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정책으로 인해 이통사에게 비우호적인 환경적 요소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실제 선택약정할인율 인상과 비교해 통신사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4~5배 더 크다는 관측이다. 5만원 요금제를 쓰는 사람이 20%에서 25% 요금할인을 받으면 2500원 정도를 추가 할인받는다. 하지만 보편요금제 기준으론 4만원 가량의 요금제를 3만원 초반대로 이용이 가능해져 1만원 정도의 할인 효과가 난다.
아울러 선택약정 요금제는 25% 상향은 신규가입자에게만 해당해 가입자 수가 제한적이었으나 보편요금제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기에 통신사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는 5G 상용화를 위한 준비 단계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통사는 무선 사업에서 실적이 개선될만한 요인은 없다"며 "이통사 실적 개선은 내년 초 5G 상용화 이후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속해서 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5G가 통신사 향후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래픽의 증가가 해결할 문제라고 답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요금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1인당 트래픽 증가, 이동전화 세대 진화, 네트워크 기반 디바이스의 확산, 차세대 미디어로의 진화가 본격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통신서비스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소모비용인 통신사 마케팅비용도 하향 안정화가 예상돼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특히 5G시대 개막 이후인 내년부터는 통신사 ARPU(가입자 1명당 평균 매출) 성장과 더불어 가입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이동전화 매출이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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