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서 배 타고 일본 밀항해 도둑질한 4명 덜미
입력 2018-02-06 11:02 
밀항 선박 창고 밀실

부산에서 예인선을 타고 일본으로 밀항해 현지에서 도둑질하던 4명과 이들을 밀항시킨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자체 동력이 없는 예인선은 일반 화물선보다 일본 해경 경비함정의 검문검색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인선은 1000t 이상 대형 화물선이나 여객선이 부두에 안전하게 접안하고 출항할 수 있도록 도선사의 지휘를 받아 배를 밀고 당기는 역할을 하는 선박을 말한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21명을 붙잡아 1명을 구속하고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일본에 밀항한 후 현지에서 도둑질하다가 검거돼 일본에서 복역 중인 3명을 지명수배하고 이들을 강제송환하기 위한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밀항 알선책인 S 씨(59·여)는 U 씨(62·구속) 등 3명과 함께 2016년 12월 28일 오후 10시께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서 예인선(226t) 창고(밀실)에 숨어 10시간 정도를 항해해 일본 시모노세키 항으로 밀항한 혐의를 받고 있다. S 씨는 자신을 포함 4명에게서 7200만원을 모아 알선브로커에게 2000만원을, 예인선 선장 등 운송브로커 7명에게 5200만원을 건넸다.
밀항에 이용된 예인선
이들의 밀항 목적은 일본에 몰래 들어가 절도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 밀항에 성공한 이들은 실제 일본에서 함께 절도 짓을 하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가담 정도가 약하고 범행 후 자수한 U 씨는 강제추방돼 인천공항으로 입국함과 동시에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S 씨 등 3명은 일본에서 복역하고 있다.
경찰이 이번에 검거한 21명 중 밀항 알선책이 8명, 운송책이 7명이었으며 다른 2명은 일본 밀항을 기도했지만 실패한 사람들이다.
예인선 선장 K 씨(56) 등 운송책 7명은 선주로부터 '일본에 있는 바지선을 필리핀으로 끌어 운송하라'는 의뢰를 받고 부산에 있는 예인선을 타고 일본으로 가면서 S 씨 등 4명을 배 밀실에 몰래 숨겨 밀항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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