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은정 검사 "나도 당했다"…"15년 전 부장검사에 성폭력 피해"
입력 2018-02-06 08:37  | 수정 2018-02-06 08:40
임은정 검사 /사진=MBN
임은정 검사 "나도 당했다"…"15년 전 부장검사에 성폭력 피해"


서지현 검사 성추행 피해 사건을 당시 검찰 내부에서 덮었다는 의혹을 주장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15년 전에 자신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임 검사는 어제(5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과거 자신의 직속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임 검사는 글에서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직속상관인 한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장검사가 술에 취한 자신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과정에서 성폭력을 가했다는 내용입니다.

임 검사는 "굳이 아파트 1층까지 데려다주겠다며 따라 내리더니 목이 마르다고 물을 달라 하더라구요. 안이한 생각에 집에서 물 한 잔 드리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 드렸는데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고 글에 썼습니다.

임은정 검사 이프로스 글 /사진=MBN

이어 "어찌할 바를 몰라 '부장님 살펴 가십시오' 그냥 아무 일 없는 척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복도식 아파트를 걸어 관사로 돌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고 임 검사는 말했습니다.

그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제 등을 확 떠미는 사람이 있었다. 문턱에 발을 걸고 한 손으로 문 모서리를 잡았는데 안으로 들어간 그 자가 제 오른손을 힘껏 잡아당기더군요. '임 검사, 괜찮아…들어와'(라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비명을 지를 수 없었다. 그 정신에 알려지면 검찰이 망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당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임 검사는 2년 뒤인 2005년 부산지검 근무 시절에 성범죄를 저지른 성매매 전담부 부장검사가 있었다는 폭로도 했습니다.


그는 "검사 출신 변호사가 주최한 저녁 자리에서 당시 성매매 전담 업무를 맡았던 부장은 2차 술자리 직후 성매매를 갔다"며 "상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후에 왜 감찰 착수를 안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임 검사는 이런 피해 고발이 인사 불이익으로도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풍문이 돌면서 2007년 광주지검으로 발령 난 직후 수사 지휘권이 없는 공판부에 배치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임 검사는 법무부, 서울중앙지검으로 각각 발령받아 근무했습니다.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조사단장인 조희진 동부지검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임 검사는 "과거 여검사 모임에서 관련 피해 사실을 전했지만, 맏언니격인 당시 조희진 부장 등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글을 살펴보고, 필요한 사항은 조치할 예정"이라면서도 "조 단장은 조사를 성실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