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부출신 기대감 커지는 후임 韓銀 총재
입력 2018-02-04 18:16  | 수정 2018-02-04 21:52
차기 한국은행 총재 임명을 한 달여 남겨 놓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출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67)가 내부 출신으로 조직 안정감을 높여 놓은 만큼 이번에는 외부 출신이 와서 조직에 변화를 가져올 때가 됐다는 의견이 한은 내·외부에서 나온다.
4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이 총재 임기가 오는 3월 말에 끝나는 점과 국회 인사청문회·인준 절차를 생각하면 새 총재 후보자는 이달 말~3월 초순에 발표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인선 작업 윤곽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여러 인사를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였던 조윤제 전 서강대 교수가 주미 대사로 임명된 후 세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크게 보면 '관료 출신·해외파·한은맨·학자' 네 부류다. 이번엔 외부 출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그들 중 누가 더 적합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가로 관심이 모아진다.
차기 총재 자격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지만 그중에서도 현 정권과 철학을 공유하면서 대정부·대국민 소통능력을 갖춘 인물에 방점이 찍힌다. 통화정책의 글로벌 연계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국제적 감각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한 한 인사는 "인품·능력과 더불어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라며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하되 균형감 있는 통화정책을 이끌 수 있는 '힘 있는 외부 출신'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등은 금융시장에 직접적이고 국민의 삶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언론 등과 원활한 소통 의지가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통화스왑과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등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관료 출신으로는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69),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70),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71),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72) 등이 거론된다. 노무현정부 시절 국무조정실 실장과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윤 전 실장은 경제 관료로서 잔뼈가 굵어, 이번 정권과의 협력이 원활히 이뤄질 만한 인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등학교 4년 선배인 박 전 장관 역시 금융통화위원회 출신이자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한은 사정에 어둡지 않고 정권과 협조가 잘될 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제이(J)노믹스'를 설계한 싱크탱크 주역이다. 이 이사장도 노무현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노성태 한국경제연구원장(73)도 2012년 박승 전 한은 총재 추천으로 문재인캠프에서 손발을 맞췄다는 점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국제금융에 밝은 해외파 전문가로는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59)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58)이 꾸준히 입에 오르내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주목을 받은 신 국장은 아시아계로는 처음 BIS 고위직에 올라 활동하고 있다. 이 국장도 우리나라 최초로 IMF 아·태 국장이라는 고위직에 진출해 주목받은 전문가다. 다만 이들에 대해선 문재인정부 들어 정권이 바뀌면서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고위직에 몸담았던 것이 걸림돌이라는 평이 딸려 나온다.
'한은맨' 출신으로는 이광주 연세대 특임교수(67·전 한은 부총재보)와 장병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64·전 한은 부총재), 김재천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65·전 한은 부총재보)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교수 출신으로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59), 이종화 고려대 교수(58), 김홍범 경상대 교수(62)가 관심을 받는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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