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장을 맡았던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59·사법연수원 14기)가 전국 대표법원인 서울중앙지법 원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반면, '양승태 대법원'에서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던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57·17기)은 지난해 11월 대기발령 취지로 발령받은 사법연수가 연장됐다.
김명수 대법원장(59·15기)은 2일 이같은 내용으로 취임 후 첫 고위법관 인사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13일자다. 이는 지난 1일 법원행정처 핵심보직 판사 7명을 집단 대기발령하는 좌천 인사에 이어진 노골적인 코드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양승태 대법원'을 대표하는 엘리트 판사였지만 추가조사 결과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그와 관련한 책임 여부도 확인된 바 없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의 사법연수 연장에 대해 "유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법원장은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않는 좌천 인사는 법원에서는 좀처럼 없던 일"이라고 혀를 찼고, 다른 법원장급 인사는 "검찰 고위 간부들을 명확한 사유 없이 불이익을 줬던 새 정부 초기 검찰 인사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실장을 제외하곤 예상대로 사법연수원 16, 17기 법관들이 법원장으로 승진했다.
서울행정법원장에 김용석 서울고법 부장판사(54), 서울동부지법원장에 최규홍 서울고법 부장판사(56), 서울서부지법원장에 김기정 서울고법 부장판사(55), 수원지법원장에 윤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7), 대전지법원장에 김필곤 서울고법 부장판사(55·이상 16기)가 각각 보임됐다.
17기에서는 이상주 서울고법 부장판사(54)가 청주지법원장으로, 윤성원 서울고법 부장판사(56)는 광주지법원장으로 보임됐다. 또 청주지법원장에 한승 서울고법 부장판사(54), 제주지법원장에 이동원 서울고법 부장판사(54)가 각각 보임됐다.
재판부로 복귀했던 연수원 14기 4명은 고등법원장으로 보임됐다. 성낙송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60)는 사법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조해현(57)·최상열(59)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각각 대전고등법원장과 광주 고등법원장에 보임됐다.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57·이상 14기)는 특허법원장으로 보임됐다.
마지막 고법부장 승진자는 14명이 나왔다. 이 중 여성 법관은 지영난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51·22기), 김경란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9·23기), 김복형 서울고법 고법판사(50 24기) 등 3명이다. 고법부장 승진 마지막 기수인 24기에서는 권혁중(55)·윤성식(50)·이제정(52)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등 8명이 승진했다.
또 지역계속 근무법관 2명도 고법부장 승진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이흥구 부산지법 동부지원장(55·22기)와 신동헌 대전고법 고법판사(50·24기)는 각각 대구고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승진 이동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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