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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운명, `매각이냐 양도냐`
입력 2018-02-02 10:09  | 수정 2018-02-02 10:10
히어로즈 구단이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바람 앞에 등불 신세다. 히어로즈가 구단 역사상 최대위기에 직면했다.
이장석(52)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 검찰로부터 관련 혐의로 징역 8년을 구형 받은 이 대표는 1심 선고에서 무거운 중형이 내려지며 법정 구속됐다. 프로야구를 선도해야하는 리더가 졸지에 범죄자로 확정된 참담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08년 재미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으로부터 히어로즈 지분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20억원을 투자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관련된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도 1,2심 전부 패소했다.
히어로즈 구단의 미래도 안개 속이다. 이 대표 측은 지분이 아닌 돈으로 갚겠다고 말하는 상황. 구단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강변하지만 이 대표가 실형을 살게 되면서 앞날은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반면 홍 회장 측은 히어로즈 측이 법의 판결이 옳았다는 걸 인식하며 이사회를 열어 주식 양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이 대표 측이 항소를 통해 시간을 끌 확률이 높지만 구단에 대한 영향력이 급속도로 낮아질 게 분명하기에 지배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법원 판단대로 홍 회장 측이 40% 지분을 확보한다면 구단경영에 큰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히어로즈의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 궁지에 몰린 이 대표 측이 직접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히어로즈는 이미 수차례 매각설이 등장한 바 있다. 대기업은 물론 유명 IT기업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했다. 그만큼 꾸준한 실력, 서울연고 등 메리트가 많아 기업들에게 구미를 이끌 요소가 많다. 어떤 과정으로 전개되든 매각 가능성이 힘을 받게 된 것은 사실. 다만 법정공방이 계속 이어지고 양측의 지분관련 혼탁한 싸움도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분위기이기에 어떤 상황도 쉽게 예단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히어로즈 선수단은 일단 미국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등 시즌준비에 돌입했다. 박병호, 로저스 등 투타에이스를 영입하며 다가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구단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대표이사 부재 상황 속 구단의 운명은 시즌 내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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