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스마트 카페가 처음 등장했다. 국내 최초의 로봇카페 '비트'가 그 주인공이다.
결제전문기업 다날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는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인근 로봇카페 '비트'의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지성원 달콤커피 대표는 "비트는 다날의 전자상거래시스템과 달콤커피의 운영 노하우가 접목된 업계 최초의 로봇카페"라며 "카페 4.0 시대를 맞아 기존 커피전문점에선 느낄 수 없는 가치와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는 커피머신과 로봇이 설치된 투명 부스 형태를 띄고 있다. 부스 면적은 최대 6.6㎡이며 높이는 2m 정도다. 주문은 달콤커피 혹은 비트커피 어플리케이션(앱), 부스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하면 된다. 음료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2000원으로 스타벅스 등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의 반값 정도다. 나머지 커피 제조 음료도 2000~2800원 선에 판매될 예정이다.
앱 주문시 다날의 전자상거래시스템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다날의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없는 고객은 현장 키오스크에서 휴대폰이나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된다. 결제가 완료되면 부스에 놓인 로봇이 커피머신을 작동시켜 커피를 내리고, 픽업 공간으로 옮겨준다. 비트에서 판매되는 메뉴는 총 14가지이고, 로봇은 시간당 최대 90잔까지 커피를 제조한다. 24시간 언제든지 주문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아직까진 하루에 2000잔 가량만이 한정 판매된다. 완성된 음료는 히팅과 쿨링 시스템 아래 소비자가 픽업할 때까지 신선하게 유지된다는 게 달콤커피 측 설명이다.
부스마다 설치된 로봇에는 고유 이름이 붙는다. 비트 1호점에 설치된 로봇의 이름은 '루시'다. 비트 1호점은 인천공항 제 2터미널에 지난 18일 열었다. 루시를 비롯한 비트의 모든 로봇은 소프트웨어 공학과 로보틱스, 전자, 전기, 기계 등 총 7가지 첨단 기술이 결합돼 만들어졌다. 달콤커피는 6개 관절을 가진 로봇이 0.02mm 간격의 정밀한 움직임까지 구현한다고 말했다. 현재 달콤커피는 커피로봇 기술 5가지에 대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비트는 먼저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위주로 거래될 예정이다. 지 대표는 "비트를 쇼핑몰이나 공항, 대형오피스 등에 먼저 선보일 계획"이라며 "리스 방식으로 설치돼 카페 창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는 보증금 30%(약 3000만원)에 48개월간 월 190만원을 내면 이용 가능하다. 관리를 본사에서 도맡기에 별도의 인건비가 들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달콤커피는 비트 전용 정비공인 '비트바이저'가 매일 1시간씩 비트를 체크해 원재료를 교체하고 세척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바이저는 외부에서도 매장의 가동과 중지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
지 대표는 "앱과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에서 점차 발전시켜 AI 음성 주문까지 가능하도록 성능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업계 최초의 로봇카페를 싱가폴,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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