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어버스 A350-1000 국내 첫 선
입력 2018-01-30 16:09 

30일 오후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 에어버스의 최신형 중대형기 A350-1000이 모습을 드러냈다. 흩날리는 눈발 속에 말쑥한 겉모습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에어버스는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날 A350-1000을 김포로 가져왔다.
안으로 들어가니 기존 A350-900 보다 개방감이 좋았다. 프랑수와 오베 에어버스 A350 XWB 마케팅 이사는 "A350-1000은 A350 XWB 광폭동체 패밀리 중 규모가 가장 크다"며 "7m 더 길어진 동체는 프리미엄 기내 좌석을 배치할 수 있는 추가 공간을 A350-900 대비 40% 더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의 전형적인 좌석 배열을 가정할 경우 A350-900은 325석을 놓을 수 있지만 A350-1000은 366석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시험 비행 중인 항공기라 뒤쪽에서는 일부 좌석을 뜯어내고 엔지니어 공간을 만들었다. 엔지니어는 6개의 화면을 보며 실시간으로 비행기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 제이미 앙골로티 테스트 엔지니어는 "화면으로 조종석부터 엔진까지 수 만 가지 사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고 있다"며 "비행 기록은 에어버스 본사에서도 받아보며 동시에 점검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A350-1000은 동체 길이만 긴게 아니다. 운항거리도 1만4800km로 A350 XWB 패밀리 기종 중 가장 길다. 오베 이사는 "A350-1000은 진정한 의미의 장거리 기종"이라며 "서울에서 유럽·북미 지역까지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350-1000은 기체의 70% 이상이 첨단 복합소재로 만들어졌다. 그 중 54%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이다. 가장 효율적인 항공기 엔진으로 꼽히는 롤스로이스 트렌트 XWB 엔진도 탑재했다. 첨단 기술 적용으로 에어버스는 A350-1000의 연비를 경쟁기종 대비 25% 향상시켰다.
오베 이사는 "향후 20년간 이중 통로 항공기 수요는 약 8100대에 이를 것이며 이 중 상당수를 A350-1000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A320과 같은 단일통로 소형기 수요는 향후 20년간 2만4800대에 이르지만 A380으로 대표되는 초대형기 수요는 1400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초대형기 시대가 저물고 소형기와 중대형기 위주로 항공기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A350-1000이 보잉의 최신 중대형 기종인 B787-10과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350-1000은 2016년 11월 24일 첫 비행을 시작으로 총 1600시간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10대, 영국항공 18대, 일본항공 13대 등 총 11개 항공사에서 169대 도입을 확정한 상태다. 가장 많은 37대를 도입하는 카타르항공은 올해 초 정식 운항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A350-900 4대를 도입한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A350-1000을 총 10대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임직원 및 관계자들과 A350-1000을 타고 국내 상공 한 바퀴를 돌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존하는 최신예 항공기인 A350은 장거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삼은 모델"이라며 "기내 와이파이와 로밍서비스 등 기존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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