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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규형 “닥치는 대로 오디션, ‘비밀의 숲’·‘감빵생활’ 선택받아”
입력 2018-01-30 07:02 
`슬기로운 감빵생활`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이규형. 제공ㅣ엘엔컴퍼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해롱이 유한양은 역대급 캐릭터다. 마약과 동성애라는 금기 두 가지를 한 번에 터치한 캐릭터다. 누가봐도 부담스럽고 어려운 캐릭터를 배우 이규형(35)이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해롱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김제혁이 구치소에서 서부교도소로 자리를 옮긴 뒤 2상6방 재소자들과 동고동락하며 ‘슬기롭게 감빵생활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다. 이에 주인공 김제혁 뿐만 아니라 2상6방 재소자들 역시 주인공 못지 않은 분량을 소화하며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규형이 열연한 해롱이는 약에 취한 모습과 멀쩡한 상태의 두 가지 모습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팩트럼을 보여줬다. 약에 취했을 때는 아무에게나 시비를 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본인 역시 대중의 사랑이 얼떨떨한 듯 이제서야 조금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전작은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이다. 이규형은 황시목(조승우 분)과 대립각을 벌이는 의미심장한 인물 윤세원 과장을 연기했다. 이규형은 ‘비밀의 숲 전개에 반전을 선사한 묵직한 인물 윤세원과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꽃인 웃음포인트를 담당한 해롱이를 통해 연타석 홈런을 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완벽히 각인시켰다.
비밀의 숲 때는 이슈가 되긴 했지만 시청률이 높은 건 아니었어요. 대중들보다는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송 이후엔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세요. 동네 술집에서도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시곤 해요. 이규형이라는 배우를 알아봐주시니 기분 좋아요. ‘드라마가 잘 되고 있구나 실감도 됐고요.”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이규형은 초심으로 드라마 오디션에 응했다. 제공ㅣ엘엔컴퍼니
이규형의 드라마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tvN의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갖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 KBS2 청춘사극 ‘화랑, 그리고 ‘비밀의 숲과 ‘슬기로운 감빵생활. 작품을 보는 안목이 대단하다 싶지만, 그 스스로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 당한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예전엔 오디션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무조건 오디션을 다 보러 다녔어요. ‘비밀의 숲도 아는 분을 통해서 오디션을 봤고, 결과가 좋아서 윤과장 역할을 하게 됐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 오디션도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이 먼저 오디션을 보자고 연락을 주셨어요. 제가 출연한 연극 ‘날보러와요를 보시고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제 가능성을 보셨다고 하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인 이규형에게 결과가 불확실한 오디션은 심적으로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내 존재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내가 대학로에서 경력이 있는데 여기 신인 취급을 받아야 하나하는 생각은 단 한 번 도 한 적이 없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에게 ‘초심은 당연했다.
그러나 대학로에서의 이규형이 있었기에 ‘비밀의 숲의 윤과장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해롱이도 존재할 수 있었다. 신원호PD도 그런 이규형이기에 해롱이를 믿고 맡길 수 있었을 것이다.
신원호PD님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연출하기에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배우들 경력이 오래 됐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저에게 별다른 디렉션을 주시지 않았어요. 걱정이 돼서 제가 신PD님에게 ‘고민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더니 ‘너는 그대로 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해롱이는 참 까다로운 캐릭터다. 마약사범으로 교도소에 간 해롱이에게는 오랜 동성 연인이 있다. 이규형은 마약 부분은 확고하게 그려진 캐릭터가 있으니까 그대로 연기하면 됐는데 동성애적인 측면에서는 고민이 많았다.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최대한 담백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신인의 자세로 작품에 임하겠다는 이규형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비밀의 숲, ‘화랑, ‘도깨비 모두 캐릭터의 색깔이 달랐어요. 전작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비슷한 이미지로 반복해서 소비되기 보단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shinye@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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