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진출 서두르는 日 IT 공룡들
입력 2018-01-29 15:05 

일본 대형 정보통신(IT) 업체들이 금융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방대한 양의 고객데이터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면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이 아사히화재해상보험을 인수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현 대주주인 노무라금융그룹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라쿠텐은 연내에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400억~500억엔(약 4000억~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아사히화재는 총자산 3689억엔으로 업계 1위인 도쿄해상홀딩스의 10분의 1 수준이다.
라쿠텐은 지난 2013년에는 생명보험사업에 뛰어드는 등 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보험사를 사들이는 것은 9000만명에 달하는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규 사업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저귀 등 유아용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겐 교육 및 육아관련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개인고객 외에도 쇼핑몰이나 라쿠텐 운영 여행사이트에 입점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 판매도 가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존 보험사들은 연령, 성별, 소득 등을 몇개의 정형화된 기준으로 나눈 상품을 내놨지만 고객관련 세부 정보와 기술을 갖춘 IT기업들은 개별 고객의 특성에 맞춘 세분화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쿠텐 외에도 일본 IT기업들은 잇따라 금융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일본 최대 메신저를 운영하는 라인은 골드만삭스와 함께 자산운용사에 출자했다. 메신저를 통해 재테크 상품을 가입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들 외에도 포털사이트인 야후, 중고품 매매 앱을 운영하는 메루카리 등이 각각 신탁상품판매와 자체 결제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이른바 '핀테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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