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밀양화재 추가 사망 가능성…생사 가른 방화문
입력 2018-01-28 19:30  | 수정 2018-01-28 20:11
【 앵커멘트 】
앞서 보신 것처럼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에서 일어난 화재로 지금까지 38명이 숨진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합니다.
당시 불이 왜 이렇게 많은 희생자를 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를 않고 있는데요,
사회부 이정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 기자, 사망자가 38명이고, 위독한 분이 또 계시다고요?

【 답변 】
네, 현재까지 사망자는 38명인데요, 어젯밤 10시 20분쯤 46살 문 모 씨가 연기 흡입으로 치료를 받던 중 숨지면서 희생자가 늘어났습니다.

부상자는 151명인데요, 이 가운데 중상자가 9명이고 위독한 분도 있습니다.

83살 남성인데요 뇌경색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화재로 연기를 마셔 치료 중인 환자입니다.

또 88살 남성 1명도 의식이 혼미한 상황입니다.


【 질문2-1 】
이 기자! 일단 사망자가 이렇게 많았던 건 연기 때문이라는데, 도대체 이 연기, 왜 막지를 못한 겁니까?

【 답변 】
네, 생존자들의 대체적인 증언을 들어 보면 불이 나고 나서 의료진들은 수 분만에 환자들에게 대피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7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각에 간호사가 2층 복도를 뛰어다니며 신속히 대피하라고 고함을 치는 소리를 들었다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인명 피해는 참담할 정도로 컸습니다.

우선 지목되는 문제는 세종병원 일부 층의 방화문이 닫혀 있지를 않았다는 겁니다.

방화문은 계단이나 복도 중간중간에 설치된 거대한 철문인데요, 이 문이 닫히면 화염이나 연기가 번지는 것을 상당 시간 지연시킬 수 있어서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시간도 길어집니다.


【 질문2-2 】
그럼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하는 건가요?

【 답변 】
네, 맞습니다.

요즘엔 열려 있다가도 불이 나면 자동으로 닫히는 방화문도 있지만 방화문은 기본적으로 항상 닫혀 있어야 하는 게 원칙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세종병원 1층엔 아예 방화문이 없었습니다.

2층과 3층, 그리고 병원이라는 특성 때문에 4층이 아닌 5층이라고 표기된 사실상의 4층에는 양쪽 비상출입구에 방화문이 설치돼 있었지만,
진화 작업 도중 확인된 바로는 일부가 열려 있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연기가 별 다른 장애물 없이 급속히 건물 위로 올라갔다는 얘기입니다.


【 질문2-3 】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상황을 보면 불이 나고 단 몇 분만에 연기가 건물 전체로 퍼진 것으로 돼 있는데, 방화문이 열려 있다고 그렇게까지 연기가 빨리 퍼집니까?

【 답변 】
네, 소방 전문가들은 연기가 하늘 방향으로 솟는 속도를 1초당 3~5m, 수평 방향으로는 1~3m 정도라고 얘기합니다.

불이 난 응급실에서 발생한 다량의 연기가 방화문이 없는 계단을 굴뚝 삼아 위층으로 솟구치고 건물 복도를 따라 퍼지는 시간이 수십 초면 가능할 수 있다는 거죠.

그걸 지연시키는 게 바로 방화문인데, 이번엔 그 방화문이 열려 있었던 게 이런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2-4 】
이 기자, 그럼 연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이 방화문 외에 없었던 건가요?

【 답변 】
네, 사실 조금 규모가 있는 건물, 즉 바닥 면적이 1000제곱미터 이상인 건물에는 불이 났을 때 연기를 뽑아내는 제연 또는 배연시설을 설치하도록 법에는 의무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불이 난 세종병원은 그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건물이었죠.

이 때문에 연기를 뽑아내는 시설을 만들 의무도 없었습니다.

규모가 작더라도 병원처럼 노약자가 머무는 다중이용시설에는 연기를 뽑아내는 설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연이은 화재 참사에 한꺼번에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이런 현실, 언제까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
우리가 별 다른 문제 의식 없이 봐왔던 허술한 법제도가 분명히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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