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통화전쟁 점입가경…韓증시, 外人 수급에 촉각
입력 2018-01-28 17:26  | 수정 2018-01-28 21:12
글로벌 통화전쟁에 따라 최근 환율이 갈팡질팡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며 사상 최고치를 쓰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90 밑으로 떨어지며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다가 반등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 1050원대까지 내려앉았다가 1060원대 중반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러 반등을 내다보는 의견이 최근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일본과 유로존이 자국 통화 강세를 우려하고 있어 이들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조절할 경우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로존과 일본 중앙은행이 긴축 선회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며 "비(非)달러화 통화의 강세가 억제되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약해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 등 위험자산 상승세는 상반기 중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달러 약세 흐름을 멈추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한국과 같은 신흥국 증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위험자산 가격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다"며 "약달러 추세에선 안전자산보다 주식·상품 등 위험자산이 선호 우위를 보인다"고 밝혔다. 외국인 수급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증시에서 환율은 증시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최근 환율이 출렁거린 이유는 주요 선진국이 앞다퉈 자국 통화가치 약세를 선호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유로존도 자국 통화 약세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며 "선진국 간에 환율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달러 장기 약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력 위상이 약화된 데다 통화정책 환경조차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선제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강한 달러를 촉발했는데 다른 국가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동조하면서 강달러 흐름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수지 개선을 강조하고 있어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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