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간 짧고, 시세차익도…미니재건축 `돈 되네`
입력 2018-01-28 17:13 
가로주택정비사업 전 동도연립 모습. [사진 제공 = 강동구청]
첫 완공 '다성이즈빌' 가보니
'미니 재건축'으로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최근 빌라 소유주와 주택 수요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집값 안정화에 나선 서울시가 아파트 재건축사업 진행은 최대한 지연시킨다는 입장이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만큼은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서다. 어느 때보다도 '새 집 선호'가 강한 현 상황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수요자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란 기존 저층 주거지의 도시조직과 가로망을 유지하며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소규모 사업을 뜻한다. 2012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될 때 정비사업 유형의 하나로 도입됐다. 도시계획시설도로로 둘러싸인 면적 1만㎡ 이하의 가로구역 중 노후·불량건축물 수가 전체 건축물 중 3분의 2 이상이고 해당 구역에 있는 주택이 20가구 이상이면 가능하다.
안전진단, 추진위원회 단계, 정비사업 지구 지정 등을 거치지 않아도 돼 진행 속도가 빠르다. 정비사업에서 '시간이 곧 돈'인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가진 셈이다.
재건축 완료 후 다성이즈빌 모습. [용환진 기자]
첫 성공 사례도 등장했다. 강동구 올림픽로 89길 39-4에 위치한 천호동 동도연립은 2015년 1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작해서 작년 11월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3층, 66가구였던 이 연립주택은 7층, 96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층수를 더 올리는 것이 가능했지만 일조권 문제 때문에 7층까지만 지었다.
사업 추진 시점부터 재건축을 거쳐 입주까지 걸린 기간은 2년10개월에 불과했다. 김정배 조합장은 "재건축 전에는 비가 오면 3층은 물론 2층까지 비가 샜고 주차 공간도 부족해 일부 차량은 골목길에 주차해야 했는데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마친 뒤에는 집이 쾌적해지고 지하 주차장이 더해지면서 주차 공간도 넉넉해졌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집값도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전용 46.35~57.24㎡에 2억3000만~2억9000만원 수준이던 집값이 재건축 이후 전용면적 57.78㎡에 4억7000만원 수준으로 껑충 올랐다.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인근의 '힐스테이트 암사' 59㎡의 분양가격(약 5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재건축 과정에서 가구당 분담금은 평균 650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기존 조합원 분양 신청 66가구 외에 30가구를 3.3㎡당 2260만원에 분양했기 때문이다. 기존 조합원이 100% 재정착했고 일반분양도 완판됐다. 기존 집값과 분담금을 감안했을 때 시세차익만 1억3000만원이 발생했다.
집값 상승에는 가로주택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빌라가 아파트로 바뀐 게 한몫했다. 다성이즈빌은 강변 가까이에 위치한다. 걸어서 5분 거리에 8호선 암사역과 신암초등학교가 있고 걸어서 15분 거리에 현대백화점과 이마트가 위치해 주거 여건이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빌라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주택시장이 좋을 때도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김 조합장은 "빌라에서 아파트로 바뀌면서 다성이즈빌이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여러 정부기관에서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우리은행과 협약을 체결해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추정분담금 산정·제공 등 사업성 분석 서비스를 지원하고 전용 85㎡ 이하, 분양가 3억원 이하의 미분양 주택은 공공임대주택으로 매입한다. 중소 건설업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HUG가 시공 보증을 해주고 보증보험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건축공사비는 공사비의 60% 이내, 이자 2%로 최대 50억원까지 융자 지원된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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