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세제개편안 M&A촉발…사노피 셀진 등 제약업체 30조규모 인수합병
입력 2018-01-23 16:39 

미국 감세안이 기업간 인수합병(M&A)를 촉발시키고 있다. 법인세 인하와 해외자본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세금을 줄여주자 기업의 현금보유 여력이 확대되고 이것이 M&A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제약업체들이 올들어 진행한 인수·합병(M&A) 규모만 해도 총 300억 달러(32조 1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와 미국 제약업체 셀진은 22일 각각 대규모 M&A 계획을 밝혔다. 사노피는 미국 바이오베라티브의 주식을 주당 105달러씩의 가격으로 전량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총 116억 달러(약 12조 4300억원)에 달하며 2007년 이후 개별 제약업체가 진행한 M&A 중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프랑스와 미국의 제약산업이 하나로 뭉치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노피와 바이오베라티브 모두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라 미국 시장에서의 활발한 활동이 예상된다. M&A 소식이 들리자 바이오베라티브의 주가는 장중 63% 상승하기도 했다.
미국 바이오의약기업 셀진도 이날 주노 테라퓨틱스를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셀진의 간판 상품인 혈액암 치료제 '레블리미드'의 특허만료에 앞서 암치료 첨단기술을 보유한 테라퓨틱스를 인수한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매출을 위한 제품을 확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적용된 이후 대형 기업들의 현금보유량이 늘어나면서 라이벌 업체들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올해는 더 가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헬스케어 시장의 M&A 규모만 해도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난 40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의 M&A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기업들이 해외 보유 현금을 미국으로 송환할 경우 적용되는 세율이 기존 35%에서 15.5%로 낮춰졌다. 현금보유에 대한 세율이 낮아지면 대형 제약업체들을 비롯한 미국의 대기업들은 해외에 묶여있는 현금을 대량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FT는 "기업들의 미국 내 현금보유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미국 내 M&A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기술전문기업 머크의 롭 데이비스최고재무책임자(CFO)는 "M&A 대상 기업들의 가치도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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