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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이종목] 車공조부품 세계2위…한온시스템 올 영업익 13%↑
입력 2018-01-22 17:42 
2017년 국내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은 일제히 부진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7% 감소하다 보니 이 두 기업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부품주들은 추풍낙엽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바로 차량용 공조부품(공기 조절 시스템) 시장 세계 선두권 기업인 한온시스템이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2018년 실적은 매출액 6조1156억원, 영업이익 511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 대비 각각 7.6%, 1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 영업이익은 2015년 3596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자동차부품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에도 한온시스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4544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2017년 섹터 내에서 다른 업체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실적 안정성을 보여줬다"며 "매 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만족시키는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덕분에 주가 역시 1년째 상승세다. 지난해 초 8000원 수준에서 머물던 주가는 현재 1만2350원까지 올랐다.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차부품 시장에서도 한온시스템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공조 업체 중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인 전동 컴프레서(E-Compressor) 2위권 업체다. 2016년 기준 한온신스템의 전동 컴프레서 글로벌 점유율은 14%로, 일본 산덴(점유율 15%)과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 한온시스템 점유율은 23%로 산덴(16%)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이른 전기차 시대 도래로 인해 한온시스템의 전동 컴프레서 점유율은 2020년 23%, 2022년 35%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온시스템은 현대·기아차에 전동 컴프레서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기준 전기차 판매 대수 22만대로, 글로벌 2위 수준이고, 2020년엔 31개 모델을 통해 전기차 7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포드 내에서도 한온시스템은 부품 점유율 52%로 가장 높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온시스템 매출액 중 60%가량이 현대차(19.3%), 현대모비스(20.5%), 포드(20.2%)에서 나오고 있다. 자동차 시장 내에서 인수·합병(M&A)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차량용 오디오회사 하만을 프리미엄 가격에 인수했고, 지난해엔 인텔도 뛰어들었다. 전기차 성장 가속화 시대에 한온시스템은 매력적인 인수 대상 기업일 수밖에 없다.
현재 한온시스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61배로 업종 평균인 1.09배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한온시스템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증권가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적정 주가 컨센서스는 1만5450원이다. 현재 주가 대비 25.1%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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