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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자율車 칩으로 반전모색
입력 2018-01-22 17:42 
지난 수십 년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어 온 인텔의 입지가 예전같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선 지난해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설상가상으로 인텔이 제조한 CPU에 보안 버그까지 발생해 업계 영향력이 더욱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은 자율주행차 기술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의 2018년 실적은 매출액 639억달러(약 69조원), 영업이익 198억달러(약 21조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 대비 각각 2.9%, 5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0% 전후를 유지하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용적인 면을 보면 불안하다.
인텔의 경우 지난해 매니지먼트엔진(ME) 관련 버그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또다시 보안 버그가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서버용 CPU를 다수 사용하는 IT업체들이 설계를 알 수 없는 인텔의 CPU보다 반도체를 독자 개발해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텔은 이러한 위기를 자율주행차와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통해 극복해보겠다는 전략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인텔은 카메라 기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독보적인 업체 모빌아이를 약 17조원에 인수했다"며 "IT업계에서 위축된 입지를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시대에선 회복하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파트너사였던 마이크론과 결별한 뒤 독자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차세대 성장동력이 캐시카우로 안착하기 전까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62억달러, 영업이익 51억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9일 인텔 주가는 44.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7월 6일 33.6달러를 기록한 후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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