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감정원 2017년 시세조사
부동산 과열 논란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적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6년 12월 대비 지난해 12월까지 1년간 전국 실질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4%를 기록했다. 실질가격이란 명목 주택가격 지수에서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은 3.2% 올랐다. 서울은 최근 1년 상승률이 2003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장기 연평균 상승률(1.27%)과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단기 연평균 상승률(2.9%)을 웃돈 유일한 지역이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강북 간 상승률에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강남의 실질가격 상승률은 4.3%로 강북(1.9%)의 두 배가 넘었다. 강남의 최근 1년 상승률은 장기(1.17%)와 단기(3.5%) 연평균 실질가격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반면 강북의 최근 1년 상승률은 단기 평균(1.4%)보단 높았지만 장기 평균(2.2%)보단 낮았다.
규모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강북에서는 소형이 중대형을 앞도한 반면, 강남에서는 소형과 중형이 고루 인기를 얻었다. 강북 소형 아파트의 지난해 명목가격 상승률은 4.1%로 중소형(2.9%), 중형(2.3%)을 웃돌았다. 중대형(1.1%), 대형(1%)은 더 부진했다. 반면 강남에선 소형(5%), 중소형(4.7%)보다 중형(5.7%)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중대형(3.4%), 대형(3.1%)도 상대적으로 강북에 비해 많이 올랐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대부분 아파트 실질가격 상승률이 미미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호재가 있는 강원이 0.9%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으며 전남(0.7%), 부산(0.6%), 경기(0.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반산업 쇠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경북(-5.6%), 경남(-5.2%), 울산(-3.7%)은 일제히 하락했고 세종시로의 인구유출이 심각한 충북(-3.4%), 충남(-4%)도 급락했다. 제주 역시 사드 후폭풍으로 1% 하락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특히 울산,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지역의 최근 1년간 실질가격 하락률은 장기 및 단기 평균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서울 일부 지역과 지방 냉각지역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지금은 시장의 내성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내놓는 다양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집값 과열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광역교통망이 확충되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진정될 것"이라며 "정부의 주택정책이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해서 이익을 거두거나 개발이익이 지나치게 많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가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지속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시장상황은 분명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동산 과열 논란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적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6년 12월 대비 지난해 12월까지 1년간 전국 실질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4%를 기록했다. 실질가격이란 명목 주택가격 지수에서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은 3.2% 올랐다. 서울은 최근 1년 상승률이 2003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장기 연평균 상승률(1.27%)과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단기 연평균 상승률(2.9%)을 웃돈 유일한 지역이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강북 간 상승률에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강남의 실질가격 상승률은 4.3%로 강북(1.9%)의 두 배가 넘었다. 강남의 최근 1년 상승률은 장기(1.17%)와 단기(3.5%) 연평균 실질가격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반면 강북의 최근 1년 상승률은 단기 평균(1.4%)보단 높았지만 장기 평균(2.2%)보단 낮았다.
규모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강북에서는 소형이 중대형을 앞도한 반면, 강남에서는 소형과 중형이 고루 인기를 얻었다. 강북 소형 아파트의 지난해 명목가격 상승률은 4.1%로 중소형(2.9%), 중형(2.3%)을 웃돌았다. 중대형(1.1%), 대형(1%)은 더 부진했다. 반면 강남에선 소형(5%), 중소형(4.7%)보다 중형(5.7%)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중대형(3.4%), 대형(3.1%)도 상대적으로 강북에 비해 많이 올랐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대부분 아파트 실질가격 상승률이 미미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호재가 있는 강원이 0.9%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으며 전남(0.7%), 부산(0.6%), 경기(0.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반산업 쇠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경북(-5.6%), 경남(-5.2%), 울산(-3.7%)은 일제히 하락했고 세종시로의 인구유출이 심각한 충북(-3.4%), 충남(-4%)도 급락했다. 제주 역시 사드 후폭풍으로 1% 하락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특히 울산,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지역의 최근 1년간 실질가격 하락률은 장기 및 단기 평균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서울 일부 지역과 지방 냉각지역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지금은 시장의 내성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내놓는 다양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집값 과열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광역교통망이 확충되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진정될 것"이라며 "정부의 주택정책이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해서 이익을 거두거나 개발이익이 지나치게 많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가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지속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시장상황은 분명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