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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유준상, `음악`한 지 벌써 4년…알고 있었나요?
입력 2018-01-22 07:02 
`제이앤조이20` 유준상, 이준화.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아주 오랫동안 배우로 일해온 사람으로서, 관객 그리고 시청자들과의 약속이 더 굳건해지려면 좋은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거죠. 무대에 서는 배우라서 그걸 더 많이 느끼게 돼요. 오늘 오신 관객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하거든요. 그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내실을 잘 다져야겠구나 싶고요. 여행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하면서 다져야겠다 싶은 거죠. 노래하고 음악하는 시간만큼 자유로운 시간이 없어요.”
유준상(49)은 팔방미인이다. TV에서도, 스크린에서도, 무대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배우가 설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그의 활약을, 그의 열연을 볼 수 있다. 특정 장르나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은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데뷔 23년차 배우인 그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자식뻘 후배들보다도 파이팅 넘친다. 이 무한한 에너지의 원천은 대체 뭘까. 최근 가진 듀오 제이앤조이20(Jnjoy20) 인터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2013년, 직접 작곡하고 가사를 쓴 노래 7곡이 수록된 앨범 ‘주네스(JUNES)를 발표하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첫 발을 내디딘 유준상은 이듬해, 제대로 작심하고 음악까지 자신의 ‘업(業)으로 둔갑시켰다. 실용음악과 졸업 후 정보통신회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 이준화를 자신의 음악 동반자로 선택, 프로젝트 밴드 제이앤조이20(Jnjoy20)를 결성한 것.
제이앤조이20는 스무 살 차가 나는 준상(J)과 준화(J)가 함께 즐거운 음악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결성한 팀으로 어느새 다섯 장의 정규 음반을 내놓으며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부족하지만 꾸준한 활동을 밑거름으로 ‘올댓뮤직(KBS), ‘스케치북(KBS), ‘스페이스공감(EBS) 등 유명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국내 대표적인 재즈 페스티벌인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도 3년째 서고 있다.
‘Just Travel, Just Thinking이란 모토에 걸맞게, 이들의 음악은 여행지에서 시작된다. 여행의, 여행지의 단상을 고스란히 옮겨온 덕분에 이들의 음악은 경쾌하고 흥에 넘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잔잔하고 사색에 잠기게 하는 등 많은 심상을 담고 있다.
`제이앤조이20` 유준상, 이준화. 사진|강영국 기자
여러 나라를 돌면서, 여행지에서 음악을 만들어요. 그 찰나의 순간들을 음악으로 담는 건데, 그 여행지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거죠.”
음악을 위해 ‘계획적으로 떠난 여행이지만 제이앤조이20의 음악은 ‘즉흥적으로 탄생한다. 하루 종일 여행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그날 보고 느낀 것을 이준화가 기타로 즉흥 연주하면 여기에 유준상이 곡을 입히고 가사를 더해 곡이 완성된다.
예컨대 ‘제이앤조이20 in Europe 앨범 수록곡 ‘그 정원에는 헤일리 로즈가 어렸을 적 보았던 장미가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있네‘의 경우, 유준상이 영화 ‘표적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했다 우연히 만난 스웨덴 여배우 헤일리 로즈와 스웨덴에서 다시 만나 어린 시절 갔던 공원에 대한 기억에 대한 담소를 나눈 뒤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곡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누군가와의 혹은 무언가와의 ‘교감‘이 제이앤조이20의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 새로 태어난 것. 같은 앨범 수록곡 ‘헤르만 헤세도 이 바람을 느꼈겠구나는 스위스 여행 중 헤세의 생가 앞 벤치에 앉아 있다가 문득 든 생각을 담은 8분 가까이 되는 연주곡이다.
이 친구(이준화)를 만나기 전에 저는 1년에 한 권씩 일기를 썼어요. 스무 살 때부터 써왔으니 저에게는 스물아홉 권의 노트가 있는데, 그 노트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많은 여행지에서의 생각들이 담겨 있죠. 그리고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마흔다섯 살에 처음 앨범을 냈고, 그 해 후반에 준화를 만나 작업을 하게 됐는데 그러면서 알게 된 게 있어요. 노래는 영감을 받은 그 순간에만 만들 수 있는 거구나. 그런 의미에서 어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하는 게 우리의 음악이에요. 가령 여행하다 본 호숫가나 버스가 인상 깊었다면 한 번 만들어볼까? 하고 만드는 거죠.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노래를 만들고, 그 음악에 대해 계속 이야기 나누는 거죠. 여행 내내 음악을 만들고 듣고 수정하고 또 이동하고 듣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편곡 방향을 잡고. 이후 후반작업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요. 짧은 순간 한 번에 완성되지만 그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후반작업은 상당히 공을 들이죠. 그 순간의 느낌을 잘 담아야 하기 때문에 믹싱, 마스터링 작업 기사분들이 오히려 어려워하시기도 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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