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복잡한 북한의 의도는
입력 2018-01-20 19:30 
【 앵커멘트 】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행보,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조금 더 분석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북한이 갑자기 오늘 방남을 취소한 이유가 한국 언론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북측이 우리 언론을 비판한 적이 종종 있었죠?

【 기자 】
지난 9일 고위급회담 종결회의 때 리선권 대표가 화를 낸 적 있었죠.

일단 그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리선권 / 북한 조평통 위원장
- "비핵화 문제 가지고 회담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치 않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소리 내돌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비핵화도 회담 의제로 논의하고 있다는 언론기사가 왜 나오냐고 화를 낸 건데요, 결국 북측으로 돌아갈 때는 기자에게 한 마디합니다.


▶ 인터뷰 : 리선권 / 조평통 위원장
- "회담에서는 (비핵화가) 전혀 의제가 되지 않은 것인지요?"
- "네. 또 어떻게 (언론이) 오도를 하려고."

정부 고위당국자도 오늘 "과거 사례를 보면 북측이 우리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종종 불편한 반응을 강하게 보였다"며 이번 취소가 북한의 불만표시일 가능성을 암시했습니다.

【 질문 2 】
사실 현송월 단장이 직접 와서 1박 2일 머무른다고 해서 관심이 컸잖아요? 북한 입장에서는 그게 조금 부담스러웠을 순 있었겠습니다?

【 기자 】
오늘 오전에 넘어온다고 해서 저희도 어젯밤 늦게까지 정확한 일정을 확인한다고 바빴습니다.

왜냐하면, 통일부가 현송월 일행의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었기 때문인데요.

원래 이런 취재 사안은 중요한 일정 몇 개는 기자들에게 알려주고 기자들도 전 매체가 다 취재하러 가기 보다는 한두 군데만 취재를 해서 모든 언론사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취재합니다.

그런데 전체를 비공개하니 기자들도 어제 불만이 좀 많았고 헬기나 드론을 띄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일정 비공개를 한 것 자체가 북한 측의 의견이거나 혹은 우리 정부의 배려일 순 있는데 결과적으로 언론취재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니 북한 측에서 현송월 일행이 노출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취소했을 수는 있어 보입니다.

【 질문 3 】
그렇다 해도 나라와 나라간 약속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건 비상식적인데 사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적이 많았죠?

【 기자 】
그렇습니다.

현송월이 이끄는 모란봉악단이 과거 중국에서 공연을 하려다가 주최 측에서 영상에 나오는 미사일을 빼라고 했다는 이유로 시작 4시간 전에 귀국한 적이 있었죠.

또,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할 계획이었지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철회해 무산된 적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무례한 일이긴 하지만 저희에게는 익숙한 모습이기는 합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어렵게 시작한 남북 대화이니만큼 별도의 유감 표명은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 질문 4 】
오늘 못 온거지 이게 완전히 취소된 건 아니잖아요? 앞으로 남북 접촉을 어떻게 진행될 것 같나요?

【 기자 】
아직 북한의 답은 없습니다만 이것 때문에 남북 교류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 같고요. 조금 연기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예술단 공연 사전 점검단 구성을 바꾸거나 사전 점검은 안 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에 대한 답을 오늘 아니면 내일 우리 측에 보내올 것으로 보입니다.

합동행사를 할 금강산과 마식령 스키장을 점검하기 위한 우리 측 선발대는 25일 방북할 예정이거든요.

이번 건이 정리되면 이 사안도 협의를 빠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남북이 어떤 전통문도 주고받지 않고 이번 주말을 끝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우리 정부가 북한의 의도를 빨리 파악해서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황재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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