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착한 여고생들…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위해 1년간 수놓은 이불 선물
입력 2018-01-17 14:41 

여고생들이 1년간 한땀한땀 손수 수를 놓아 만든 이불을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에게 선물했다.
경남 진해여자고등학교 학생 4명은 17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우리요양병원을 찾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양주(94) 할머니에게 목화솜 이불 2채를 전달했다.이번에 선물한 이불은 진해여고 1,2학년 학생 500여명이 1년간 수를 놓아 직접 만든 것이다. 학생들이 기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이불을 만들어 선물하자는 제안이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불에는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등 문구와 '나비', '꽃' 그림 등이 예쁘게 수놓아져 있고 한쪽에는 만든 학생 이름들의 이니셜을 조그맣게 넣었다.
학생들은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손수 바느질을 해서 따뜻한 목화솜 이불 5채를 만들었다. 아침 일찍 등교해 매일 1교시 수업을 앞두고 하루 10분~20분씩 시간을 쪼개 정성스럽게 만들 이불이었다.

이날 요양병원을 방문한 학생들은 귀가 어두운 김 할머니의 귓가에 다가가 "건강하세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고 아프지 마세요" 등 따스한 인사말을 건넸다.
일부 학생들은 할머니의 건강이 나빠진 모습에 손을 잡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강문정(18) 학생은 "말도 못 하시고 눈도 마주치지 않으신 할머니께서 제가 잡은 손을 꽉 잡으며 놓지 않아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사는 "올해 처음 이불을 전달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기부를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학생들이 다음에는 여름 이불을 만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경희 시민모임 대표는 "500여명 학생 정성에 감동했다"며 "김 할머니께서 학생들 온기를 받아 기운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사와 학생들은 이날 오후 경남 통영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101) 할머니에게도 이불 2채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나머지 이불 한채를 팔아 '일본군 위원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에 2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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