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낡은 것 버리고 새 도약"…애경그룹, 올해 과제는
입력 2018-01-16 16:04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비누 만드는' 공장에서 항공, 화학, 생활뷰티, 유통, 부동산 등 2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한 애경이 대혁신을 예고했다.
지난해 제주항공, 애경유화, 애경산업 등 그룹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애경은 신(新)사옥 시대를 발표하며 올해를 그룹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의 해로 삼았다. 전년과 비교해 약 50%이상 높인 4600억원대 투자금으로 기업 안팎의 내실을 강화하고 지난 2년 동안 준비해온 애경산업의 기업공개(IPO)를 마무리 지어 그룹을 한 단계 격상하는 원년으로 삼을 전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그룹 CEO)은 지난 12일 그룹 임원 65명이 모인 노보텔 앰배서더 신년 임원워크숍 자리에서 신사옥 입주 및 실적 목표 등 올해 계획 등 경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채 총괄부회장은 이날 "낡은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자"며 "올해는 애경그룹이 대도약 해야 할 원년"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 밖으로 나온 오너…계열사 상장·투자 확대 등 사업 추진력
채 총괄부회장은 고 채몽인 선대회장·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6년 총괄부회장에 오른 뒤 사실상 애경그룹을 이끌고 있다. 특히 생활용품업체로 각인되었던 애경그룹을 유통과 항공 등 사업을 다각화시키며 그룹의 사업 반경을 넓힌 인물이다. 10년간 추진했던 그룹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고 본인이 총대를 맸던 제주항공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성과가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조용한 경영자'에서 최근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적극적인 경영 노선을 보이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올해 3S 경영 방침을 강조했다. ▲ 기존 업무방식에 대해 끊임없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관행 및 경직된 조직문화를 과감히 버리고(스마트·SMART) ▲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M&A 추진, 인재확보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며(서치·SEARCH ) ▲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안전과 환경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공정한 의사결정으로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겠다(세이프·SAFE)는 얘기다.
채 총괄부회장은 3S 경영과 함께 올해 20% 성장세를 목표로 4600억원대 투자 계획을 예정했다. 2016년 투자금액(1306억원)보다는 253.8%, 지난해(2958억원)보다는 56.2% 증가한 규모로 공격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그룹의 신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선 추진 대상으로 그룹의 '효자'로 성장한 제주항공이 선택됐다. 회사는 제주항공에서 총 8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올해 제주항공 매출 1조 원 돌파에 추진력을 달 예정이다. 이외에 애경유화 공장 재정비 및 증설에 투자를 이어간다.
회사의 모태인 애경산업의 IPO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만드는 애경산업은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발목잡힌 애경산업은 올해 무난하게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의 꾸준한 매출 증대와 화장품 부문의 성장 등 기업 호재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장이 만료되면 애경유화, AK홀딩스, 제주항공에 이어 애경그룹의 4번째 상장사가 된다. 이후 마련한 자금으로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인수합병(M&A)에도 나서 애경산업의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현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맞춰 기존보다 규모를 확대한 신규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제주항공 등을 중심으로 올해 13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청년 인력을 늘리면서 그룹의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다.
1956년 준공된 서울 영등포일대 애경유지공장(왼쪽)과 2018년 8월 입주를 앞둔 애경그룹의 첫 통합사옥이 될 마포구 신사옥의 모습 [사진제공 = 애경그룹]
◆ 구로에서 홍대로…60년 만의 새 무대
상반기 굵직한 사업 과제를 해결하고 나면 오는 8월 홍대입구의 신사옥 입주가 다가온다.
1956년 애경그룹의 모태인 '비누·세제' 사업을 서울 영등포(행정구역상 현 구로구)에서 시작한 지 약 60여 년 만의 사옥 이전이다. 마포구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역사(驛舍)에 짓는 그룹 통합사옥에는 그동안 구로구 일대에 흩어져 있던 지주사 AK홀딩스, 애경산업, AK켐텍, AM플러스자산개발 등 계열사 6곳이 동시 입주한다. 신사옥은 연면적 약 5만3909m²(약 1만6000평) 규모로 판매, 업무시설이 합쳐진 복합 건물이다. 1∼5층엔 AK플라자가, 좌측 7∼14층엔 계열사의 업무시설이 들어간다. 우측 7∼16층에는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이 294실 규모로 들어선다. 첫 통합사옥인만큼 다양한 직무의 직원들이 활발한 소통과 협업 체계를 만들어가면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대 신사옥의 콘셉트는 '공유하는 삶(Share The Life)'이다. 60년을 이어온 애경그룹이 사람과 삶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다. 사옥 내부는 그룹의 첫 통합사옥으로 상징적 열학을 수행하는 동시에 외부 공간은 젊은 홍대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방문객들이 지속해서 찾을 수 있는 경험·가치의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채 총괄부회장은 "홍대시대를 맞아 쾌적하고 효율적인 근무환경 속에서 임직원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되길 기대한다"면서 "훗날 홍대시대 개막이 애경그룹의 새로운 도약의 시작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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