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양 산불, 사찰로 불길 번져 30여명 대피…'9시간' 만에 진화
입력 2018-01-15 07:25  | 수정 2018-01-22 08:05
양양 산불, '사찰'로 불길 번져 30여명 대피…'9시간' 만에 진화


강원 동해안에 건조 특보가 발효 중인 14일 강원 양양에서 산불이 나 사찰 스님 등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후 7시 53분경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 인근건조특보 속에 발생한 산불이 9시간 만인 15일 오전 5시 30분쯤 진화됐습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큰 불길이 잡았고, 양양읍 화일리 산불의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900여명 소방대원과 진화대원, 공무원들은 밤샘 진화작업을 벌였습니다.

주택 1채를 태운 산불은 산 정상을 넘어 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진행 중이며, 바람이 다소 잦아들면서 자정이 지나자 소강상태에 진입했습니다.


영혈사 스님과 신도 등 30여명은 불길이 한때 사찰 인근 500m까지 접근하자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산불이 인근 사찰까지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진화대를 배치했습니다.

사찰 관계자는 "물안골 인근에서 시작된 불이 사찰 주변까지 번졌다"며 "경내에 연기와 냄새가 진동해 스님과 신도들이 황급히 대피했다"고 말했습니다.

불이 나자 양양군청 전 직원이 비상 소집돼 진화 중이고 군부대와 소방, 산불진화대 등도 투입됐습니다.

양양군은 오후 9시 5분께 인근 마을주민 등에게도 대피를 유도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산불 진화에는 660여명의 인력과 2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으나 야간인 데다 산세가 험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동해안 나머지 5개 시·군에도 진화 인력과 장비를 지원받아 산불 현장에 투입 중입니다.

산불은 초속 3∼4m 서풍을 타고 낙산사가 있는 동쪽 바닷가 방향으로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낙산사까지는 직선으로 5㎞가량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 동해 고속도로와 7번 국도가 있어 낙산사까지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산불 진행 방향 1㎞ 이내에는 민가는 없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방화선을 구축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산 정상까지 번진 산불은 초속 3∼4m 서남서 풍을 타고 반대편으로 진행 중"이라며 "다행히 바람이 세지 않아 크게 확산하지 않고 소강상태인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불은 주택에서 발생해 인근 산으로 번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양양을 비롯해 동해안 6개 시·군 평지에는 건조 특보가 발효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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