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北 미사일 온다" 경보에 하와이 `화들짝`
입력 2018-01-14 14:55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하고 있다는 잘못된 경보에 하와이 주민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10여분 만에 오보였음이 확인됐지만, 지난 달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대피훈련까지 치렀던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현지시간 13일 오전 8시 남짓. "탄도미사일 하와이 진입. 즉각 대피할 것. 이것은 훈련이 아님"이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가 하와이 전역에 전달됐다. 느긋하게 주말 아침을 보내던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서 피난처를 찾았다. 미국 동부 한파를 피해 하와이를 찾았던 관광객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보고를 받았다. 마침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고 있던 미국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 골프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도 경보에 놀라 황급히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8시20분경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은 하와이에 대한 미사일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긴급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와 태평양사령부도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다. 털시 개버드 하와이 지역 연방 하원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잘못된 경보다. 당국에 확인한 결과 하와이로 들어오는 미사일은 없다고 확인했다"라고 적었다.

이날 오보 소동은 하와이 주정부 직원의 실수로 드러났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공격 오경보 발령은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이 작업교대 도중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빚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잘못된 경보가 발령된 경위에 대한 전면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메이지 히로노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은 "오늘 잘못된 경보로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긴장된 시기일수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와이 주정부는 북한의 화성-15형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인 지난 달 1일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주민대피 훈련을 처음으로 진행한 바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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