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획] "맹꽁이 압사될 판"…습지 없애는 생태복원
입력 2018-01-13 19:31  | 수정 2018-01-13 20:46
【 앵커멘트 】
멸종위기종으로 대구 달성습지에 사는 맹꽁이와 창포가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대구시가 맹꽁이와 창포가 있는 위치조차 모른 채, 물길을 내겠다며 군락지를 밀어버렸습니다.
생태 복원인지 파괴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사계절 다양한 군락이 녹색 숲을 이룬 자연의 보고 달성습지가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했습니다.

수백 년 된 각종 수목이 잘려나갔고, 습지 동식물이 있던 물웅덩이는 주차장 부지로 매립됐습니다.

산림청 멸종위기식물 창포도 1만 본의 군락지가 중장비에 밀려 사라졌습니다.


▶ 인터뷰 : 석윤복 / 달성습지 생태학교 운영위원장
- "(창포) 군락지를 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공사 감독관 실에 가서 보호 요청을 했죠. 근데 그 이튿날 오니까 싹 사라져버리고 없어요."

특히 달성습지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3만 마리가 사는 최대 서식지.

[현장음]
'맹꽁이 울음소리'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 땅 밑에는 맹꽁이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데요, 그런데 대구시가 이처럼 3m 높이의 흙으로 덮어 버렸습니다."

맹꽁이들이 압사당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인터뷰 : 우성하 / 부패방지 국민운동총연합 환경위원장
- "이 많은 중량을 견딜 수 없지 않습니까? 당연히 산소공급도 안 될뿐더러 압사가 돼서 봄에는 못 깨어난다고 보죠."

대구시가 달성습지에 2km의 물길을 내려고 공사를 하면서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의 군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탓입니다.

▶ 인터뷰 : 최봉환 / 대구시 건설본부 토목 2팀장
- "이유를 불문하고 일단은 약간 침범한 부분에 대해서 흙을 없애고 해서…. 일부 구간은 또 다른 곳으로 흙을 쌓는 것으로…."

내년까지 습지에 물길을 내 생태를 복원하겠다는 대구시, 하지만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진행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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