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인기폭발 베트남…돈 더 안받는 펀드까지
입력 2018-01-12 15:57 
[자료 = 제로인]
연초부터 베트남 펀드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말부터 베트남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가파르게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사상 최초로 베트남 펀드 설정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부 운용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프트클로징(신규·추가 가입 중지)을 선언했다. 다만 베트남 경제 전반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외부 변수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은 몰빵 투자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12일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 따르면 베트남VN지수는 지난해 초에 비해 56% 급등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800선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던 베트남 증시는 11월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11년 만에 1000에 다시 올라섰다. 베트남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도 정비로 투자 여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지수 상승과 함께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미래에셋베트남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4.37%에 달한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24.02%, 한국투자KINDEX베트남VN상장지수펀드(ETF) 3개월 수익률은 21.59%다. 국내에서 설정된 12개 베트남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만 20%를 상회한다.
베트남 증시가 연초부터 급등세를 타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수급도 베트남 펀드로 쏠리고 있다. 베트남주식 펀드는 연초부터 132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하루 평균 100억원 이상이 유입된 셈이다. 그다음으로 유입 규모가 컸던 북미주식 펀드 유입액(472억원)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베트남 펀드 쏠림 현상으로 베트남 증시에서 한국 펀드의 자금 유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6년 한국 펀드의 베트남 주식 자금 유입액은 2억9444만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4억3396만달러로 50% 가까이 급증했다. 베트남 증시 전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0억7554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40%가 한국 투자자의 자금인 셈이다. 일부 운용사들은 베트남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 펀드 3종에 대한 소프트클로징 방안을 발표했다. 펀드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올해 들어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 펀드에 하루 평균 2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들었고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는 설정액이 6045억원에 달했다.
조준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 상무는 "투자자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정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추후 베트남 시장 동향을 지켜보며 유동성이 확보되는 즉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급등한 베트남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006년에도 베트남의 장기 성장 가능성과 저평가 매력에 주목해 국내 펀드 자금이 몰렸지만 VN지수 폭락 이후 큰 손실이 났다. 2007년 초 1170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베트남 증시는 불과 2년 만에 234로 추락하며 쓴맛을 봤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도 "10여 년 전 베트남 투자 실패를 극복하려면 베트남 증시 밸류에이션과 미국 금리 인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펀드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중국과 남미, 유럽 신흥국 펀드 쪽으로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최근 1개월 기준으로 중국 주식형 펀드는 8.2%의 수익을 올렸고 6개월(22.91%)과 1년 수익률(39.13%)은 베트남 펀드와 맞먹는다. 남미 신흥국 주식 펀드와 유럽 신흥국 주식 펀드도 최근 1개월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평균(6.6%)을 상회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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