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테러세력의 새로운 자금줄로 부각
입력 2018-01-11 15:26 

익명성을 보장하는 가상화폐가 테러리스트의 자금 은닉·유통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의 '형님' 격인 비트코인이 범죄자에게는 "자금 세탁을 가능케하는 완벽한 화폐"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비트코인은 거래내역을 추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테러레스트의 새로운 무기는 폭탄, 총, 자살폭탄 장치가 아니라 바로 비트코인"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거래 정보가 분산저장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익명성이 보장된다.
가상화폐가 위협적인 이유는 기존의 금융당국의 정보망이 완전히 배제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각국 정부는 은행,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테러 자금줄을 차단해왔다. 하지만 이제 테러조직은 가상화폐를 통해 현금을 조달하고 ,또 현금을 가상화폐로 환전해 '블랙머니'를 숨길 수 있다. 뉴욕포스트는 "이로 인해 테러 자금 추적은 금융당국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테러조직이 가상화폐로 거래를 시도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극단주의에 심취한 한 미국인이 8만500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이슬람국가(IS)에 보내려다 붙잡히기도 했다. 과거에는 금융기관을 통해야 해 불가능했던 테러단체 지원도 가상화폐에 힘입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테러조직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모네로는 비트코인보다 익명성이 높아 범죄에 더욱 적합하다. 익명성만 보장하는 비트코인과 달리 모네로는 거래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거래 내용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송금되기 전 암호화 과정을 통해 가짜 주소와 액수를 수신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최근 랜섬웨어(컴퓨터 데이터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 악성 프로그램) 공격에서 모네로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