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물에 나트륨 풀어 `초박막 나노 시트` 제조한다
입력 2018-01-09 11:13 
윤선진 ETRI 책임연구원(가운데)이 매우 투명한 고분자 필름 위에 코팅된 2차원 나노 시트 필름의 투과성을 살피고 있다. [자료제공 = ETRI]

국내 연구진이 물에 나트륨을 넣어 얇은 나노 시트를 개발했다. 두꺼운 3D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한 2D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나노 두께 초박막 형태의 신물질인 '2차원(2D) 반도체 나노 시트'를 만드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에 속하는 소재인 이 나노시트는 두께가 0.5~0.7nm(나노미터) 이하로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얇다. 사실상 가로와 세로 평면만 가진다는 의미에서 2차원으로 불린다. 기존 반도체가 두께를 5nm 이하로 줄일 수 없어 3D에 머물렀다는 제약을 뛰어 넘은 것이다.
이 2차원 소재의 나노 박막의 특징은 유연하고 투명하다는 점이다. 두께로 인해 집적도 제한이 있던 기존 3차원 반도체와는 다르다. 기존에도 이 같은 강점을 살리기 위해 2차원 나노 시트를 만드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유기 용매와 리튬 이온을 가지고 2차원 반도체를 만들었을 때는 작업자 건강에도 해롭고 환경오염 등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나노시트 표면이 산화되는 등 변질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친환경 용매와 나트륨을 이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덩어리 형태의 잘 쪼개지는 결정석 '이황화 몰리브덴(MoS₂)을 친환경 용매인 물에 넣은 뒤 나트륨을 첨가했다. 다음으로는 초음파를 쏘여 나노미터 이하 두께로 한 층씩 쪼개져 나오는 시트들을 벗겨냈다. 그 결과 얻어낸 새 나노시트는 오염을 유발하지 않았고, 표면 물성이 변하지도 않았다.

ETRI 관계자는 "2차원 소재의 변성이 일어날 경우 특성 회복이 어려운데, 후속 공정 없이 2D 반도체의 우수한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전기차의 고용량 축전지, 이차전지, 유연하고 투명한 전자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나노 소재 국제학술지 '스몰'(Small) 지 지난해 말 온라인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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