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好실적·그룹 후광…`코스닥 삼총사` 뜬다
입력 2018-01-08 17:40 
한때 '주소'가 코스닥이란 이유로 설움받던 주요 그룹 상장사가 새 정부 코스닥 활성화 대책과 반도체, 2차전지 등 4차 산업 관련 호재로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이들 종목 중 그룹 차원의 넉넉한 지원까지 받는 3개 종목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른바 '코스닥 4차 산업 3총사'로 불리는 SK머티리얼즈, 포스코켐텍, 실리콘웍스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주가수익비율(PER)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제약·바이오 종목 평균 PER가 60배에 달하지만 이들 삼총사는 10~20배 수준이어서 매수 부담이 덜한 편이다.
세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50위권 내에 포진해 있어 코스닥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총 기준 25대 그룹 내 코스닥 상장사 중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곳은 7곳이다. 7곳은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모두 작년보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영풍그룹의 인터플렉스(2452억원)와 SK그룹의 SK머티리얼즈(2078억원)로 좁혀진다.

SK머티리얼즈는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생산업체로 이 가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된다. SK그룹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 직접적 수혜가 가능한 종목이다.
SK는 D램 반도체 글로벌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특수가스를 맡는 SK머티리얼즈, 웨이퍼 생산업체 SK실트론으로 반도체 관련 분업화를 구축해 왔다.
특히 최근 반도체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특수가스는 '귀하신 몸'이 됐다. 메모리 반도체 중 3D낸드는 48단에서 72단까지 '층수 경쟁'에 불이 붙었다. 3D낸드 적층 수가 높아질수록 반도체 효율이 올라가며 이에 따라 특수가스 수요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SK머티리얼즈의 NF3 생산능력은 2015년 7600t에서 작년 말 1만600t으로 2년 새 39.5%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세계 1위 업체다.
'계절적 영향'도 무색하게 작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내리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작년 주가는 시작과 끝이 같았다.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세다. 이유는 특수가스 재료 가격이 급등해 마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특수가스 주원료인 불산은 1년 새 2배가량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넘어 최근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이 새 공급처로 떠오를 정도로 특수가스 수요는 증가세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8세대 OLED TV 생산라인 시설투자와 삼성전자의 시안 2차 V-낸드(NAND) 생산라인 시설투자 등 고객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켐텍은 올해 실적 추정이 가능한 25대 그룹 계열사 173곳 중 작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다. 작년 주가 상승률은 무려 231.7%에 달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축인 전기차 수혜가 예상되면서 올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의 배경에는 포스코켐텍이 성장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흔치 않은 종목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에 철강, 시멘트 등 기간산업의 공업용로에 사용되는 내화물을 납품해오면서 안정적 실적과 재무구조를 유지해 왔다. 작년 9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26.2%에 불과할 정도다. 2010년 LS그룹에서 음극재 사업을 인수해오면서 전형적 '굴뚝주'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수혜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2011년 천연 흑연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음극재 양산에 성공했다. 음극재 사업 이익이 가세하며 올해 추정 영업이익은 1282억원으로 작년 기록(1113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태세다.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2016년 8%였던 ROE는 작년 16.9%로 두 배 이상 뛰었다.
LG그룹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는 실리콘웍스 역시 국내에서 독보적 위치다. 고객사 수요를 파악해 각종 반도체를 설계한 후 이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에 보내는 '팹리스' 업체다. 국내 팹리스 업체로선 매출 기준으로 2008년부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676억원으로 작년(428억원)보다 57.9%나 늘어날 전망이다.
이 종목 역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투자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실리콘웍스는 주로 LG디스플레이에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공급해 왔는데 작년부터 중국 BOE, 차이나스타라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판로를 넓히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