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산 전기차 배터리, 중국서 못 팔아도 외형성장 지속 전망
입력 2018-01-08 16:11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새해에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외형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을 계속하고 있지만 미국·유럽의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공급을 늘리며 차별을 극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1~11월 각각 4.1기가와트시(GWh)와 2.2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출하했다. 두 회사는 중국 배터리업체를 제외하면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전기차 배터리를 많이 만들었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올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300km 이상으로 늘린 순수 전기차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LG화학은 이달부터 재규어가 올해 선보일 순수전기차 I-페이스(PASE)에 들어갈 90킬로와트시(KWh) 용량의 배터리팩을 이달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I-페이스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올해 각각 코나EV와 니로EV를 내놓는다. 두 차량은 옵션에 따라 60KWh와 40KWh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코나EV에 들어갈 배터리는 LG화학이, 니로EV에 들어갈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만들 계획이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BMW도 올해 2세대 i3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33KWh급 배터리가 들어가는 i3 시리즈는 유럽 기준으로 한 번 충전한 뒤 280~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짧은 주행거리가 극복되면서 올해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전문가들은 쉐보레 볼트, 닛산 리프 등이 전기차에 대한 신뢰문제를 제거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 지난해 출시된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는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됐지만 2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볼트는 LG화학이 만든 배터리를 탑재하고 한번 충전으로 38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배터리를 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해 마지막으로 발표한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목록에서도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제외했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라도 국산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자국 전기차 산업을 키운 중국 정부가 아직 기술력을 키우지 못한 자국 배터리 업체들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외국산 배터리를 배재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지어 놓은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 공장의 생산 물량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돌리거나 중국 밖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할 예정인 오는 2020년 이후부터는 중국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버티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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