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리보는 어닝시즌…반도체 업종 호조로 `빅배스` 딛고 기대감↑
입력 2018-01-08 09:01 


지난 한 해 기업들의 실적 추이를 돌아보고 올해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4분기 어닝 시즌이 다가온다. 연말 실적은 통상 일회성 비용을 한번에 처리하는 '빅배스(Big bath)' 때문에 시장 추정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어닝시즌은 반도체 호황과 글로벌 경기개선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나온 상장사 242곳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추정치는 47조4223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 시 58.85% 증가한 금액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170곳,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기업은 LG전자·삼성SDI·삼성전기·대우건설·KB금융 등을 포함해 17곳이다. 반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46곳, 적자가 지속하는 기업은 빙그레·성광벤드·삼성생명 4곳이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쌍용차·롯데칠성 등 5곳은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실적 견인의 주역은 지난해 증시를 빛낸 IT 관련 업종이다. 반도체 업종의 견조한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추정치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한 15조8964억원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180.4% 오른 4조3077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은 3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9.37%, 15.26% 오른 금액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들은 내년에도 좋을 것"이라며 "지난해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좋아서 가격이 많이 오른만큼 올해는 상승폭이 조금 둔화히겠지만 여전히 반도체 시장은 좋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전기·전자 업종 전반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도 이어지는 반도체 시장 호조에 실적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남대종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디램을 중심으로 평균판매가격(ASP) 증가율이 기존 예상치를 웃돌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지주(4541.18%), 한전KPS(3618.92%), S&T모티브(2881.62), CJ프레시웨이(1405.74%), 에스엠(1370.49%), 한진칼(1265.85%), CJ E&M(1199.67%)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호전되면서 순위권에 올랐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순이자마진(NIM)상승과 원화 대출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지속 등이 이어질 뿐 아니라 판매관리비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연이은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던 조선업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3211억원, 355억원은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이 수주가뭄에 대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알린데 이어 현대중공업도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모두 조달자금의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순차입금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 해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처리로 인해 모멘텀이 약화되는 시점"이라면서 "작년은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여전히 반도체·철강·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관측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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