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해상 vs DB, 손보업계 넘버2 경쟁 치열
입력 2018-01-07 18:22  | 수정 2018-01-08 22:14
20년 만의 자동차보험 흑자 덕분에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업계 '빅(big) 4'의 싸움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특히 압도적 1위인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과 DB손보의 2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629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7%나 늘어난 것이다. 2016년 창사 이래 54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 5000억원 돌파를 달성한 후 다시 1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당기순이익 4782억7000만원을 거둬 삼성화재·DB손보에 이어 순익 기준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역시 이 기간 순이익이 21.1% 뛰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중심의 DB손보 전략에 비해 다소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시장점유율로는 현대해상이 작년 11월 기준 16.9%로 16.3%인 DB손보를 제치고 삼성화재(24.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순익에서는 DB손보, 마켓셰어 싸움에서는 현대해상이 승리하며 각각 '1승1패'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화재는 이 기간 당기순이익 1조1535억원으로 손보사 중 최초로 연 1조원이 넘는 순익을 올려 '1조 클럽'에 가입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위 다툼에서 DB손보가 순익을 많이 남기는 '알짜' 경영에 성공한 것은 필요 없는 것은 최대한 쳐내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다. 앞서 2016년 자동차보험 보상제도 개선으로 외제차 렌트비 과잉 지급이 사라지자 업계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많이 개선됐는데, DB손보는 여기에 일반·장기보험 분야에서도 비용 절감에 주력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보험 합산비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100.9%까지 끌어내렸다.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합한 합산비율은 보험의 영업 효율을 따지는 지표로 낮을수록 유리하다.
반면 현대해상은 자동차 다이렉트 보험 채널을 강화하고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고객층 확대에 초점을 맞춘 덕에 시장점유율에서 DB손보를 넘어설 수 있었다. 특히 7세 이하 자녀가 있는 부모 운전자의 보장금액을 추가로 높이는 '하이카운전자보험'을 비롯해 잇달아 신상품을 출시했고 이 중 건강보험과 어린이보험, 퍼스널 모빌리티 상해보험까지 총 세 가지 신상품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세 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손보협회가 새 보험상품의 독창성을 인정해 부여하는 것으로, 다른 회사는 일정 기간 이와 비슷한 '미투(Me too)' 상품을 내놓지 못한다.
또 지난해 차보험료 할인 덕에 늘어난 온라인 고객을 홈페이지 리뉴얼로 대거 흡수해 다이렉트 보험 매출을 1년 새 22%나 키웠다. 성장세만 보면 빅3 중 가장 높다.
DB손보는 올해 영업 채널을 키워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순익에 이어 마켓셰어에서도 2위로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급격한 보험대리점(GA) 매출 성장세에 주목해 제휴 GA를 늘리고 교육을 강화해 GA채널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해상도 올해 '수익 중심 경영'을 선언하며 맞불을 놓는다. 자산운용 수익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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