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랜드, 2천억 조달 성공…"상반기내 1조 유치"
입력 2018-01-04 17:34  | 수정 2018-01-04 20:39
◆ 레이더M ◆
외부 투자자로부터 1조원 자금 유치를 추진 중인 이랜드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2000억원을 먼저 조달한다. 당초 일정보다 다소 늦춰졌지만 이랜드그룹은 올 상반기 안에 계획했던 1조원 조달을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4일 이랜드그룹은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이달 내로 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상환우선주(CPS) 발행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이미 지난달 29일 1000억원을 납입했고, 조만간 추가로 100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다.
앞서 이랜드월드는 2017년도 재무제표부터 개선된 부채비율을 반영하기 위해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의 투자분을 포함해 지난해 말까지 1조원 규모의 외부 자금 유치를 완료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투자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핵심 투자자인 메리츠종금증권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해 말까지 1조원을 납입받는다는 계획은 일단 실행하지 못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작년에 완성되지 못한 1조원 퍼즐은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개선된 재무구조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자본 유치에 속도를 붙이겠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가 이랜드월드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 중인 8000억원 규모 펀드에 3000억원을 출자할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이랜드 측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메리츠는 이날까지도 이랜드월드 투자 건을 놓고 내부 심의위원회를 이어갔지만 아직 결론을 못 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가 제시한 투자 조건에 대해 이랜드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메리츠 내부적으로 이랜드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월드는 기존 투자자를 포함해 이번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잠재적 투자자들에게도 협상 테이블을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해외 대형 연기금 등이 이랜드월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자금이 유입되면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이랜드월드는 1조원 자금 유입 시 부채비율이 15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부터 티니위니 중국법인, 모던하우스 매각과 이랜드리테일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다.
이랜드그룹은 기존의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을 버리고 계열사 상장과 자본 확충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목표로 재무구조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해 수익성을 동반한 안정적 성장을 추구할 방침이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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