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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 "정직한 목격자로 `신뢰의 위기` 극복"…다시 뛰는 `PD수첩`
입력 2018-01-04 15:2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과거 영광을 함께한 PD들이 복귀한 'PD수첩' 제작진이 프로그램 재건과 더불어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PD수첩' 기자간담회가 4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 M라운지에서 열렸다. 한학수 PD, 박건식 PD, 조준묵 PD, 유해진 PD, 김재영 PD가 참석했다.
한 PD는 이날 "감개무량하다. 반갑다. 12년만에 'PD수첩'에 복귀하면서 한 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고 부담도 된다. 초심을 갖고 하나씩 잘하다보면 '신뢰의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다. 무리하게, 급하게 가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격려와 질책 부탁드린다. 이전보다 한걸음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갖춰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PD는 "7년 만에 'PD수첩'으로 돌아왔다. 진실되고 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 PD는 "세 번째로 'PD수첩'에 합류한다. 노동 강도가 가장 센 프로그램이라 걱정되지만, 초심을 갖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며 "친구들에게도 '당분간 나를 못 볼 것이다'고 말했다. 사생활을 희생하면서 만드는 고귀한 프로그램이다"고 밝혔다.
김 PD는 "'PD수첩'은 PD저널리즘의 대표였다. 지난 몇 년 동안 MBC가 사회적 기능을 하지 못한 사이에 'PD수첩'의 빈자리를 다른 매체가 채웠다.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도록 시청자와 호흡하겠다"고 했다.
1990년 5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PD수첩'은 MBC를 대표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들을 심층 보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MBC 파업 등에 따라 'PD수첩'은 시사프로그램으로써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 PD는 "2011년까지 변화의 노력을 해왔다. 당시 'PD수첩'만의 강점은 데이터 저널리즘이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PD수첩'에서 과학적이고 치밀한 이야기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한 PD는 방송을 앞둔 아이템과 관련해 "두 번째 아이템은 국정원과 관련한 것이다. 후퇴한 민주주의에 대해 묻겠다"며 "'PD수첩' 핵심적인 가치를 아이템들이 보여줄 것으로 본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반론을 충실하게 듣겠다. 전화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당사자들에게 진지하게 반론을 들어 프로그램에 듣겠다"며 "외부 PD들에게 좋은 내용이 있다면, 함께할 것이다. 공동제작하는 형태로도 나갈 듯하다. 문제 의식을 가진 독립 PD 외에도 좋은 뜻을 가진 어떤 분들과도 함께하겠다. '본사 PD'라는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MBC는 최근 최승호 신임 사장이 부임하면서 직원들의 파업이 끝나고 점차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 김 PD는 이날 최승호 신임 사장에게 조언을 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승호 사장은 프로그램 내용에 관여할 수 없다. 평가가 두려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PD는 "사장이 되기 전까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이제는 서로 조심한다. 각자가 지켜야 하는 질서를 존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말 없이 격려하고 있다"고 했다.
2018년 새롭게 선을 보이는 ‘PD수첩은 복직된 강지웅 부장을 중심으로 최고의 PD들이 모여 주목받고 있다. ‘치과의 비밀을 보도했던 박건식 PD, ‘북극의 눈물을 제작했던 조준묵 PD, ‘휴먼다큐 사랑의 거장 유해진 PD, 하우스 푸어를 집중 조명한 김재영 PD 등이 'PD수첩'팀에 합류했다.
한 PD는 "시사국은 현재 용광로 같다. 언제든 편하게 취재할 수 있는 분위기다. 취재의 상황, 한계, 폭발력 등을 본부장에게 있는 대로 보고하고 있다. 회사 나오는 게 즐겁고 웃게 되더라. 지난 몇 년 동안 독서실과 같은 분위기였는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박 PD는 "JTBC가 가장 피크를 찍을 때가 태블릿PD 보도였다. 신뢰를 얻은 건 기술적인 게 아니라 진득한 노력 때문이었다"며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에 물고기가 많이 산다. 'PD수첩'도 서늘함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고민들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PD는 "송사를 피할 생각은 없지만, 송사가 많다는 게 잘하는 건 아니다. 취재를 당하는 대상 조차도 '졌다'고 생각할 만큼 제작하겠다"며 "송사가 무서워 싸움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 사건들을 기록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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