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울증 앓던 미국인 인천공항 환승구역서 투신
입력 2018-01-04 14:05 

조울증을 앓는 중국계 미국인이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 투신했다 부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투신자 가족들은 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변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9시 23분께 중국계 미국인 A씨(52)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내 환승구역인 탑승동 4층에서 3층 로비로 투신했다.
A씨는 인천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한국에 입국한 A씨 가족들은 "조울증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면서 "인천공항에서 방치되다가 증상이 악화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항공사와 인천공항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태국에서 여행중이던 A씨는 평소 앓던 조울증 증세가 나타나자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미국 LA로 출발했다. 당시 가족들은 A씨가 탈 싱가포르항공측에 전화로 "관심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요청했다. 조울증과 관련된 처방전도 이메일로 보냈다. A씨의 증상은 태국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기내에서 진정됐으나, 싱가포르에서 환승해 LA로 향하던 중 다시 심해졌다.
결국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9시 58분께 중간 경유지인 인천공항에 내렸다. 이후 A씨는 항공사 직원과 인천공항 보안요원의 도움을 받아 환승구역내 호텔에 투숙했다. 투신은 그 다음날 오전 일어났다. 인천공항측은 "항공사 요청으로 보안요원이 환승호텔 투숙까지 도움을 주고, 항공사에서 '이상승객'이라고 해 CCTV로 동태를 파악한 것이 전부"라면서 책임론을 일축했다.
싱가포르항공 측도 "A씨의 가족으로부터 사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미 그가 관련 약을 먹고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이후 사고 상황도 항공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언론에 밝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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