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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초점]고부갈등 리얼하게 담아낸 ‘B급 며느리’, 이건 A급 다큐영화다
입력 2018-01-04 12:3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저를 하나 갈아 넣으면 멋진 다큐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보다 더 솔직하고 리얼할 순 없다. 선호빈 감독의 세상 발칙한 고발 셀프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선호빈 감독과 배우 김진영 부부는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B급 며느리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가 정말 개봉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양보 없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갈등을 철없는 아들의 눈으로 순도 200% 리얼로 담아낸다. 감독은 실제 자신의 가족들을 카메라에 담아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고부갈등 문제에 소통을 시도한다.
선호빈 감독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불편함 감정을 기혼 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즉시 경험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면서 한 때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반성하게 됐다. 나와 비슷한 일을 겪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영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극 중 선호빈의 아내이자 조경숙의 며느리인 김진영은 시댁에 가지 않는다. 보통의 시어머니들이 원하는 대로 고분고분 행동하지 않고 시어머니의 뒷목을 잡게 하기 일쑤다.
하지만 빠듯한 살림에도 아들을 열심히 키우며 남편을 씩씩하게 내조하는 김진영은 아내로서 혹은 엄마로서는 누가 봐도 A급이다. 다만, 스스로 생각했을 때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상황이다 싶으면 굽히지 않고 똑 부러지게 할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을 가졌을 뿐.
처음 아내의 입장에서 고부 갈등을 다루고자 했던 선 감독은 점차 어머니와 수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어머니 입장도 헤아리게 된다. 그리고 이 갈등은 단순히 두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여성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가부장제의 모순, 그리고 부모보다 더 가난한 자식들이 겪는 현실과 직결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

‘B급 며느리는 한국 가족 문화의 ‘웃픈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결혼의 진정한 의미, 개인의 꿈, 희생, 관습에 대한 과감한 메시지를 던진다. 도무지 우리 사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고부간의 갈등 문제에 진정한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평단의 호평과 함께 다큐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제4회 춘천다큐멘터리 장편부문 대상 수상, 제9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쇼케이스 및 개봉지원작 선정 쾌거를 이끌어낸 바 있다. 러닝타임 1시간20분. 내년 1월 개봉.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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