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대료 상승에 내쫓길 판"…수제화 장인들의 추운 겨울
입력 2018-01-02 20:29  | 수정 2018-01-02 21:19
【 앵커멘트 】
최근 서울 성수동 일대가 새로운 젊음의 거리로 뜨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정작 성수동의 터줏대감이었던 수제화 장인들은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민경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45년을 수제화 제작 하나에 매진한 김준배 장인.

25년 전 서울 성수동에 자리 잡은 뒤론 줄곧 수제화 거리의 터줏대감이었지만, 요즘은 계속 이곳에 남아야 하는지 고민이 깊습니다.

최근 주변에 카페 거리가 생기는 등 상업지구가 발달하며 임대료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준배 / 수제화 장인
- "임대료 상승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전부 영세하죠. 저희 제조하는 사람들은요. 좋은 매장을 꾸릴 수 있는 여건도 안 되고요."

2~3년 사이에 임대료가 많게는 5배까지 치솟는 곳도 생기자 아예 업을 포기하는 장인들도 속속 나옵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이곳 성수동 수제화·카페 거리의 올해 임대료 누적 상승률은 9.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서울시가 이들을 위한 저렴한 임대공간을 급히 마련하기로 했지만, 그나마도 6천 명인 수제화 장인 중 일부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박동희 / 성동제화협회 회장
- "우리들이 가진 기술이 점점 죽어가고 있어요. 정부에 무조건 달라는 게 아니고 장소만 좀 해주시면 스스로 돈을 모아서 일어설 수 있는 계기를…."

홍대앞에 이어 이태원, 북촌마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오히려 해당 지역을 오랫동안 키워온 주민들을 내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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