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8년 십자군 전쟁부터 1536년 프랑스-합스부르크 전쟁까지 중동과 프랑스 전역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 치밀한 고증과 생생한 묘사에 등장인물만 250명이 넘는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작가이자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인 유발 하라리가 전공인 중세사와 군사 역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 신간을 세상에 내놨다.
'서구 중세의 역사를 바꾼 특수작전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저자는 역경을 반전시킨 극적인 역사를 살피는데 특수작전이라 함은 '가장 효율적인' 승리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이해된다. 또 비록 손에 피를 묻힐지언정, 평화의 도구로서 특수작전의 역설적 의미도 전한다.
오늘의 대중문화가 중세의 특수작전에서 이야기를 많이 훔쳐 왔다는 저자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장은 중세 시대 특수작전을 개괄적으로 분석하고 2장부터 7장까지는 별도의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콘라트 왕의 암살, 십자선 안의 군주들 등 각 장마다 독립적인 특수전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인구 절벽이 재정 악화와 소비 절벽 등 경제 위기를 초래한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요시카와 히로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인구가 경제를 좌우한다'는 통념에 아니라고 말한다. 인구 감소 현상만으로 경제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은 틀렸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 비관주의가 지나치다"고 지적하는 저자는 선진국 경제성장을 결정짓는 것은 인구가 아닌 '이노베이션'이라고 주장한다. "인구와 수명 모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1인당 소득이다. 그리고 1인당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은 이노베이션이다"라고 설명한다.
일본은 35년 후 현재 2배에 달하는 높은 구매력을 지닐 가능성을 지니며 소득 수준이 높고 시장 규모가 크며 초고령화에 직면한 일본 경제야말로 기업에 절호의 '실험장'이라고 예측한다. 그 근거로 일본의 고도성장기(1955~1970)를 예로 드는데 당시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10%에 육박하다가 오일 쇼크(1973~1974)이후 4%로 떨어졌으나 인구 증가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도성장을 이끈 것은 왕성한 기술혁신과 설비투자 즉 노동력 향상과 수요 증대 등이었다는 것이다.
노동인력이 줄어도 노동 생산성이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로 전통적으로 인간이 했던 일들 중 많은 부분이 기계로 대체돼왔지만 그로 인해 인간이 해고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노동생산성이 향상돼 결국 더 풍요로워졌다는 것이다.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 지 18년. 내년 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할머니와 손자가 주고받은 손 편지를 책으로 묶었다. 연작시집 '사랑 굿'으로 유명한 김초혜 시인은 어린 시절 오라버니에게 선물로 받았던 톨스토이의 인생독본(人生讀本) 같은 책을 손자에게 물려주고 싶어 2008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손자에게 편지를 적었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이자 어른으로, 또 아름다운 문장을 지어온 시인으로 손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겼다. 험한 세상을 살아야 할 손자를 걱정하면서도 손자가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소리도 담았다.
중학교 입학 선물로 편지를 받은 손자는 편지를 하나씩 읽고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2014년 중학교 2학년부터 2016년 고등학교 1학년까지 3년간 답장으로 쓴 편지에는 소년다운 순수함과 천진함이 느껴진다.
세대를 초월한 두 사람의 대화에는 손자에 대한 할머니의 무한한 애정과 할머니에 대한 손자의 존경심이 담겨있다.
등단 55주년을 맞은 전상국 작가가 직접 고른 9편의 중·단편 소설을 엮은 '우상의 눈물'
이상문학상 특별상·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작인 '플라나리아'를 비롯해 동인문학상 수상작 '우리들의 날개', 한국문학작가상·대한민국문학상 수상작 '아베의 가족' 윤동주문학상 수상작 '투석' 등이 수록됐다.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빈틈없는 문장력으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강렬한 작품들이다. 각각의 개성적인 스타일로 인간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천착하며 폭력의 대상은 학급에서 우상처럼 생각되는 소년이거나, 식모살이하는 열아홉 소녀이거나, 귀신에 덮어씌워진 미치광이 형이기도 하다.
1979년 발표한 '아베의 가족'은 6·25전쟁 당시 미군에게 윤간을 당한 어머니와 백치 '아베'의 인생을 통해 전쟁의 폭력성과 함께 미군의 존재를 다뤄 분단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인데 여전히 전쟁 위험에 둘러싸여 있는 현시대와 그리고 폭력에 무감각해진 현대인들에게 깨달음을 전달한다.
SF 소설의 전설이 된 소비에트 SF 작가 형제의 1972년 작품으로 SF의 흔한 설정인 외계 생명체와 지구인의 접촉이 아닌 외계인이 지구에 왔으나 가고 없다.
그들이 왜 지구에 왔는지 전혀 알 수 없어 외계인들이 지구에 잠시 '피크닉'을 다녀갔다고 추측한다.
인간들은 그 구역을 탐구하면서 순수한 앎을 추구하거나 인간의 삶을 위한 장비·기술 연구에 몰두한다. 강력한 무기를 향한 탐욕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지구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 구역과 구역에서 나온 물질은 인간의 지식과 과학의 허상을 깨뜨린다. '안다는 것은 가능한가'란 질문을 하게 된다.
사람은 항상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는다.
미국 출신의 인간관계 전문가인 해리엇 러너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인 사과의 기술을 제시한다.
진정성이 담긴 사과는 소원했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핵심이다. 가족과 친구, 회사 동료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감정격돌의 경중과 시의성에 맞게 사과하는 법을 소개한다. 사과를 하고도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를 사전에 막는 법, 오래된 앙금을 해소하는 단초가 되는 사과법 등 상황에 맞는 적합한 사과의 기술을 알려준다. 특히 지나치게 사과를 남발하는 사례는 여성이 많은데, 상대의 정서에 의존적으로 교육을 받아 자존감이 낮은 경우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여기에 적절한 대처법도 알려준다.
저자는 단지 '사과하는 법'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다. '미안해'는 단순한 사과의 개념을 뛰어넘어 인간관계의 윤활유로 작용함으로써 자존감과 리더십뿐만 아니라 우정, 사랑, 결혼, 육아 등 우리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언어다.
책은 사과할 수 있는 용기와 제대로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