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해 기도하고 오다 참변"…피의자 16시간 만에 자수
입력 2018-01-02 06:50  | 수정 2018-01-02 07:39
【 앵커멘트 】
새벽기도를 하고 오던 일행을 SUV 차량이 추돌하면서 2명이 숨졌습니다.
피의자는 사고 직후 도망쳤다가 16시간 만에 자수했는데 경찰 초동수사의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강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일가족 4명이 탄 SUV 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얼마 뒤 전조등을 밝힌 또 다른 SUV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들이받더니 피해차량은 360도 회전합니다.

사고 직후 다른 차에 타고 있던 피해 차량의 일행 1명이 현장으로 다가갔고, 뒤따르던 승용차에 그만 치이고 맙니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15살 이 모 양과, 다른 차에서 내려 현장을 확인하던 65살 김 모 씨가 숨졌습니다.


두 사람은 새해를 맞아 기도원에 다녀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의자 29살 인 모 씨는 사고 직후 달아났는데, 인 씨의 차량에선 착화탄과 술병, 자필로 쓴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조차 못했습니다.

(가해차량 안은 다 조사해 보셨어요?)
"네. 다 봤습니다."

(특이한 물질은 발견된 게 없습니까?)
"아니. 그런 건 없습니다. 차는 깨끗합니다. 우리가 통상 타고 다니는 차와 똑같아요."

인 씨는 가족들의 거듭된 설득 끝에 사고 발생 16시간 만인 어제(1일) 저녁 7시 경찰에 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주일 전 신병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다"며 "술병 등은 치우기 귀찮아 그대로 차에 놔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 씨를 특가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경찰은 보강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MBN뉴스 강영호입니다.
[ nathaniel@mbn.co.kr ]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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